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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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한 뒤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중국 하이난항공(HNA)그룹이 본업인 항공업과 공항 운영업을 국유기업에 넘기기로 했다. 1992년 민영화된 이후 30년 만에 다시 국유화되는 것이다.

14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하이난항공의 항공 부문은 랴오닝팡다그룹이, 공항 운영 부문은 하이난개발지주가 각각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는 상하이증시 상장사인 하이난항공과 HNA인프라투자그룹의 최대주주가 각각 전략적 투자자로 바뀐다는 뜻이다.

팡다그룹은 랴오닝성이 보유한 국유기업이다. 산하에 팡다탄소신소재 중신선양상업빌딩그룹 베이둥제약그룹 팡다특수강기술 등을 거느리고 있다. 팡다그룹은 올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어난 15억7000만위안(약 28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이난개발지주는 하이난항공 본사가 있는 하이난성의 국유기업으로, 지역 내 주력 인프라 투자 및 운영 회사다. 올 6월 말 기준 자산 규모는 996억위안, 순자산은 461억위안이다.

하이난항공 채권자들은 지난 1월 법원에 파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정부가 선임한 태스크포스(TF)가 파산 및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이난항공그룹은 1989년 국유기업으로 세워졌다. 1992년 민간에 주식을 매각하면서 경영도 민영화됐다. 산하에 하이난항공 톈진항공 베이징수도항공 등을 운영하면서 중국 4대 항공사로 성장했다. 유통과 쇼핑, 부동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사세를 키웠지만 무리한 투자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2017년 말 기준 하이난항공그룹의 자산은 1조2300억위안, 부채는 7400억위안에 달했다. 정부가 대출을 조이고 해외 자산 취득을 제한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