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플랫폼 기업, 날개는 꺾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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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 사회적책임 필요하나
기득권 깬 혁신 역량은 살려야
지나친 규제로 성장 막아선 안돼
김장현 <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
기득권 깬 혁신 역량은 살려야
지나친 규제로 성장 막아선 안돼
김장현 <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
카카오는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교통, 금융,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했다. 네이버는 높은 점유율을 가진 포털로서 커뮤니티, 상거래, 웹툰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전 국민의 80% 이상이 스마트폰을 가진 상황에서 거의 모든 스마트폰마다 설치돼 있는 앱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과 모바일을 통합해 가며 급성장한 게 바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업체들이다. 요기요, 배달의민족, 야놀자 등 음식배달·숙박 등에 특화한 플랫폼의 지배력 역시 매우 높은 게 사실이다.
이런 신흥 플랫폼들의 급성장 비결은 혁신에 게을렀던 영역들에 과감히 도전한 데 있었다고 본다. 6~7년 전 중국에 가면 이미 QR코드를 이용한 결제가 널리 보급돼 있었고, 앱을 통한 택시호출 역시 한국보다 훨씬 편리했다. 유럽, 미국, 심지어 동남아시아에서도 우버, 그랩 같은 앱만 깔면 현지어로 목적지를 얘기할 필요도, 바가지 요금의 위험도 없이 편리한 이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한국은 교통과 금융 서비스가 20년째 정체돼 있었다.
카카오가 모빌리티라고 불리는 택시 등 교통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저항이 있었다. 기존 택시업계에는 전화를 통해 택시를 부르는 서비스가 다양하게 있었고, 카카오의 호출 서비스는 이미 확보된 메신저 이용자들이 바로 택시 승객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시장을 흔드는 잠재력이 있었다. 카카오가 프리미엄 서비스를 명분으로 차츰 택시와 승객에 다양한 형태의 과금제를 적용하면서 승객과 택시 양측으로부터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호출이 많은 시간대에 택시를 꼭 타고 싶은 사람들이 추가 요금을 내고라도 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서비스 다양화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도,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진출도 비슷한 궤적을 보여왔다. 카카오의 송금, 나눠내기, 투자 서비스 등은 20년 가까이 공인인증서를 고수하며 혁신에 게을렀던 금융권에 강한 충격을 안겼다. 메신저상에서 클릭 몇 번으로 돈을 순간이동시키는 서비스는 폭발적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이제 대부분의 은행앱에서도 생체인증 등 간단한 전자서명을 이용한 송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은 기존 대기업의 문어발과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과 함께, 간단한 검색으로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직접 이어주고 있다는 긍정론도 존재한다.
만화시장이 웹툰으로 전환되는 장면도 극적이다. 재능은 있지만 대중에게 다가가는 법을 몰랐던 작가들에게 접근이 쉬운 플랫폼을 제공하고, 독자들은 일정 한도까지 무료로 웹툰을 즐기게 됐다. 웹툰은 드라마와 영화 등 다른 장르의 스토리라인을 공급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으며, 네이버웹툰의 경우 우리 인구의 세 배가 넘는 1억7000만 글로벌 독자를 갖고 있다. 이제 우리 플랫폼 기업의 웹툰 서비스는 전통적 만화 종주국인 미국·일본뿐만 아니라 유럽, 동남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중소기업이 아니고 사회적 책임을 강하게 감내해야 할 대기업이라는 지적은 타당하다. 하지만 기존 산업의 강고한 기득권을 비집고 들어가 대안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온·오프라인과 모바일을 통합해내는 능력은 살려야 한다. 구글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포털이 되면서 유럽, 아시아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고 있지만, 우리 플랫폼 기업들 규모는 이에 비하면 아직 어린아이 수준이다.
한국산 플랫폼 기업들이 K콘텐츠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시기에 우리가 취할 전략은 무엇일까. 그들이 스스로의 문제점은 재점검하게 하되, 그 역량을 세계로 뻗어가도록 하는 데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 양면전략이 필요하다. 플랫폼 기업들이 스스로 둥지는 정돈케 하면서도, 그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비상할 날개는 꺾지 말아야 한다.
이런 신흥 플랫폼들의 급성장 비결은 혁신에 게을렀던 영역들에 과감히 도전한 데 있었다고 본다. 6~7년 전 중국에 가면 이미 QR코드를 이용한 결제가 널리 보급돼 있었고, 앱을 통한 택시호출 역시 한국보다 훨씬 편리했다. 유럽, 미국, 심지어 동남아시아에서도 우버, 그랩 같은 앱만 깔면 현지어로 목적지를 얘기할 필요도, 바가지 요금의 위험도 없이 편리한 이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한국은 교통과 금융 서비스가 20년째 정체돼 있었다.
카카오가 모빌리티라고 불리는 택시 등 교통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저항이 있었다. 기존 택시업계에는 전화를 통해 택시를 부르는 서비스가 다양하게 있었고, 카카오의 호출 서비스는 이미 확보된 메신저 이용자들이 바로 택시 승객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시장을 흔드는 잠재력이 있었다. 카카오가 프리미엄 서비스를 명분으로 차츰 택시와 승객에 다양한 형태의 과금제를 적용하면서 승객과 택시 양측으로부터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호출이 많은 시간대에 택시를 꼭 타고 싶은 사람들이 추가 요금을 내고라도 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서비스 다양화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도,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진출도 비슷한 궤적을 보여왔다. 카카오의 송금, 나눠내기, 투자 서비스 등은 20년 가까이 공인인증서를 고수하며 혁신에 게을렀던 금융권에 강한 충격을 안겼다. 메신저상에서 클릭 몇 번으로 돈을 순간이동시키는 서비스는 폭발적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이제 대부분의 은행앱에서도 생체인증 등 간단한 전자서명을 이용한 송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은 기존 대기업의 문어발과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과 함께, 간단한 검색으로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직접 이어주고 있다는 긍정론도 존재한다.
만화시장이 웹툰으로 전환되는 장면도 극적이다. 재능은 있지만 대중에게 다가가는 법을 몰랐던 작가들에게 접근이 쉬운 플랫폼을 제공하고, 독자들은 일정 한도까지 무료로 웹툰을 즐기게 됐다. 웹툰은 드라마와 영화 등 다른 장르의 스토리라인을 공급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으며, 네이버웹툰의 경우 우리 인구의 세 배가 넘는 1억7000만 글로벌 독자를 갖고 있다. 이제 우리 플랫폼 기업의 웹툰 서비스는 전통적 만화 종주국인 미국·일본뿐만 아니라 유럽, 동남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중소기업이 아니고 사회적 책임을 강하게 감내해야 할 대기업이라는 지적은 타당하다. 하지만 기존 산업의 강고한 기득권을 비집고 들어가 대안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온·오프라인과 모바일을 통합해내는 능력은 살려야 한다. 구글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포털이 되면서 유럽, 아시아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고 있지만, 우리 플랫폼 기업들 규모는 이에 비하면 아직 어린아이 수준이다.
한국산 플랫폼 기업들이 K콘텐츠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시기에 우리가 취할 전략은 무엇일까. 그들이 스스로의 문제점은 재점검하게 하되, 그 역량을 세계로 뻗어가도록 하는 데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 양면전략이 필요하다. 플랫폼 기업들이 스스로 둥지는 정돈케 하면서도, 그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비상할 날개는 꺾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