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안녕하세요. 황정수 한국경제신문 실리콘밸리 특파원입니다. 요즘 '실리콘밸리 나우'란 온라인·뉴스레터용 기사 뿐만 아니라 유튜브 영상도 함께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주엔 '반도체 제국' 인텔에 대해 분석해봤습니다. 이번주 영상은 '전기차 제국' 테슬라에 관한 내용입니다.
테슬라의 현재를 보기 위해 '현장'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실리콘밸리 아파트 주차장, 테슬라 서비스센터 등을 직접 가서 촬영을 해봤습니다. 테슬라의 미래 비전은 지난달 테슬라가 주최한 'AI 데이' 현장에서 읽어봤습니다.
최근 6개월 간 36.6% 오른 테슬라 주가가 앞으로 더 오를 지 관심이 많으실텐데요.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AI 데이'에서 미래 사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테슬라에 우호적이지 않았던 미국 금융가 월스트리트도 최근엔 머스크를 에디슨과 비교하며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머스크의 비전은 실현가능할까요. 머스크는 무엇을 믿고 테슬라의 미래를 자신하는걸까요. 실리콘밸리 현지의 자동차 기업 종사자들, 벤처캐피털(VC) 임직원, 스타트업 창업자 등 전문가들로부터 들은 조언을 바탕으로 테슬라의 미래에 대해 분석해봤습니다. 위 영상은 한국경제신문 공식 유튜브채널 '한경글로벌마켓'에 올린 테슬라 영상이고 아래는 영상의 스크립트입니다.
춤추는 로봇 인간에 테슬라 행사장 '열광'
지난달 미국 테슬라 본사에서 열린 AI데이 행사장은 열광의 도가니였습니다. 로봇분장을 한 사람이 EDM 댄스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이 광경을 웃으며 쳐다보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테슬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입니다. 우리의 차는 완전 자율주행 컴퓨터가 달린동시에 전 세계에서 약 4만8000명이 쳐다본 생중계 화면엔 몇 분 전 춤추던 사람과 똑같이 생긴 테슬라봇이 등장했습니다.
바퀴달린 '반지각로봇' 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테슬라가 로봇 사업에 진출한다는 게 화제가 됐는데요. 사실 더 재밌는 얘기도 많이 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자율주행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테슬라는 이 뒤에 보이는 프리몬트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가 백만대 이상의 전기차가 세계 곳곳의 도로를 누비고 있습니다. 이 정보는 테슬라 본사에 전성되고 있고요. 사실 AI에서 제일 중요한 게 데이터. 데이터를 수집해서 학습을 해야지 AI 고도화되는데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빅데이터를 보유한 게 테슬라고요 그래서 테슬라의 AI 성능은 지금도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프로그램을 더욱 빠르게 개선시키기 위한 비밀병기도 개발했습니다.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하는 AI 슈퍼 컴퓨터 '도조'입니다. 테슬라는 약 4억8000만개의 입체적인 사진과 영상을 도조에 주입하고 학습시킨다고 합니다. 도조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휘발유' 역할을 하는 반도체도 자체적으로 개발했습니다. AI 전용 칩 'D1'입니다. 테슬라에 따르면 D1칩은 비슷한 스펙의 타사 칩보다 연산능력은 4배 빠르고 전력효율은 1.3배 높다고 합니다. 도조는 D1칩의 성능에 힘입어 수억개의 자료를 0.001초 만에 분석할 수 있다고 합니다.
테슬라는 AI와 자율주행기술로 '뭐든지' 만들 수 있다
AI 데이가 열렸던 테슬라 본사에서 머스크가 하고싶었던 얘기는 무엇일까요. 세계 최고 수준의 AI와 자율주행기술을 활용해서 뭐든지 만들 수 있다가 아니었을까요. 로봇은 테슬라의 기술을 담는 도구일 뿐이고요. 이날 머스크는 '뭐든지 할 수 있다.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뉘앙스의 얘기를 했습니다.여기서 잠깐 테슬라의 역사에 대해 말씀을 드릴게요. 테슬라는 2003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이 됐고 창업자는 마틴 에버하드와 마틴 타페닝입니다. 일론머스크는 2004년 합류했습니다.
일론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펜실베니아대학을 졸업하고 1995년부터 페이팔의 전신인 엑스닷컴 등을 창업했다가 팔아서 거액을 손에 쥔 사업가고요. 스페이스 X 설립, 테슬라 투자에 번 돈의 대부분을 투자했습니다. 여러 차례 파산위기도 겪었지만 넓은 인맥과 뚝심으로 위기를 이겨냈고요 테슬라의 주력 전기차인 모델 S, X, 3 라인업이 히트를 치면서 지난해엔 설립 이후 처름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합니다.
테슬라의 주력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차 사업은 어떨까요.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있는 테슬라 서비스센터에 나가봤는데요. 많은 차량들이 서비스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올 상반기 미국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21만4111대로 지난해 상반기 9만8351대보다 117% 증가했습니다. 2020년 한 해를 통털어서는, 미국에서 팔린 전기차 중에 79%가 테슬라 차량이었습니다. 물론 전체 차량 판매량 중에 전기차의 비중은 적게는 2.5% 최대 3.3%에 정도에 불과한데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건 고무적입니다.
그래서 테슬라의 인기를 확인하기 위해 한 아파트 주차장으로 나가봤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산타클라라 한 아파트의 주차장이고 인텔, 엔비디아 다니는 젊은 직원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현재 총 216대가 주차돼있고 이중 13대가 테슬라입니다. 비율로 따지면 6%가 좀 넘는데요. 미국 전기차 보급률(2.5%~3.3%)을 감안할 때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닙니다.
PER 300배 넘는 '비싼 주가'...투자자들은 '미래'에 베팅
테슬라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론 역시 가장 큰 건 일런 머스크가 보여주고 있는 미래에 대한 비전이죠. 사실 테슬라 주가가 최근 1년 간 50% 이상 올랐고 PER이 300배가 넘는 말도 안되는 주가를 기록 중인 건 투자자들이 '실적보다 미래에 대해 베팅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해 2조원 넘는 이익을 낸 것도 긍정적으로 꼽히고요.그 다음으론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차 확대 정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달 5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50%를 친환경차로 재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미국 전기차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테슬라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리고 신제품인데요. 사이버트럭입니다. 120만대 선주문이 들어갔고요. 출시가 계속 연기되고 있긴한데요.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리스크도 있습니다. 리비안 같은 전기차 경쟁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리비안은 최근 상장 계획을 밝혔는데요. 기업가치가 한국 돈으로 약 94조원, 현대차의 2배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리비안은 아마존, 포드로부터 투자도 받았고요, 전기 픽업트럭도 이번달 출시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기존 전통적인 차량 업체들도 전기차 영역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BMW GM 포드 아틀란티스에 현대차까지 모두 전기차 출시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그리고 테슬라는 규제 리스크도 작지 않습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지난달 초에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능이라고 선전해온 ‘오토파일럿’ 시스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테슬라에 대한 월스트리트의 분석은 어떨까요. AI 데이 직후엔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는데 최근엔 분위기가 반전 됐습니다. 머스크를 백열전구, 축음기, 영화카메라 등을 발명한 토마스 에디슨에 비견하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머스크가 희대의 사기꾼이 될지 제2의 에디슨이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저는 머스크가 공개한 비전들이 '허풍이 아니다'라는 데 한 표를 주고 싶습니다. 최근 서학개미들의 테슬라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났다고 하는데요. 성공투자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