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외환 수익률 주춤하자 활짝 웃은 암호화폐 헤지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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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이 올해 높은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주식과 외환 등 전통 투자상품 성장세가 주춤해지자 암호화폐 헤지펀드들의 성적이 더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헤지펀드 데이터업체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지난달 암호화폐 헤지펀드 수익률은 24%로 외환(0.59%), 주식(0.8%) 투자 헤지펀드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암호화폐 투자 상품으로 헤지펀드들이 145% 수익률을 냈다고 15일 보도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헤지펀드는 채권 주식 등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들 자산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다.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크고 효율이 높지 않다. 하지만 이런 특징이 오히려 기존 자산의 한계를 넘어서는데 더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있다.
올들어 암호화폐 헤지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6월뿐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6만3000달러에서 3만달러 이하로 뚝 떨어진 5월에도 암호화폐 헤지펀드는 7% 수익률을 거뒀다. 지난해 암호화폐 헤지펀드 수익률은 200%를 넘었다.
최근들어 암호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은 요동쳤다. 올해 2만9000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4월 6만3200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고공행진을 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5월 한달 동안 반토막이 났다. 15일 기준 4만722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높은 변동성은 헤지펀드들에겐 매력적인 요소가 됐다. 베팅 시점에 따라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미국 유럽 등이 낮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외환과 주식 시장이 상대적으로 잠잠해지자 암호화폐 투자에 뛰어드는 헤지펀드는 더 늘었다.
영국 헤지펀드 브레반하워드는 13일 암호화폐 부서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홍콩 PwC의 암호화폐 책임자 헨리 아슬라니안은 "2년 전 대형 헤지펀드들은 기존 투자자 반응을 우려해 암호화폐와 거리를 뒀다"며 "이제는 암호화폐를 연구하지 않으면 기존 투자자들에게 비판을 들을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돈을 버는 것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운용전략이 필요한 액티브펀드 수익률이 가격지수에 기대는 패시브펀드보다 높다. 암호화폐 헤지펀드들이 비트코인 가격에 의존하는 것 대신 적극적으로 암호화폐 자산을 운용해 차익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이유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