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3 등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3 등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애플과 샤오미가 15일 나란히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했다.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전자 3세대 폴더블폰 발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애플은 스마트폰 성능과 카메라를 개선하면서 가격은 동결하는 전략을, 샤오미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라인을 강화하는 전략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애플, 샤오미 등 스마트폰 3대 강자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존심 접고 신제품 가격 동결한 애플

애플은 15일(한국 시간) 아이폰13, 아이폰13미니, 아이폰13 프로 등 스마트폰 신작을 공개하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카메라가 대폭 강화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불리는 AP는 자체 제작한 'A15 바이오닉'을 탑재했다. 이는 경쟁 제품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속도가 50%, 그래픽처리장치(GPU)는 30% 빠르다는 게 애플 설명이다. 애플은 "경쟁사는 애플이 2년 전 내놓은 칩 성능을 따라잡기도 급급한 상황에서 새로운 칩을 내놨다"고 했다. AP 경쟁사 퀄컴, 삼성전자를 저격한 셈이다.

카메라 성능 향상에도 힘을 줬다. 아이폰 듀얼 카메라 시스템 사상 가장 큰 센서가 탑재돼 전작 대비 47% 많은 빛을 포착할 수 있게 됐다. 아이폰12 프로맥스 모델에만 적용했던 OIS(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능이 아이폰13 전 모델에 탑재됐다. 동영상 촬영 시 자동 초점 이동이 되는 '시네마틱 모드'가 추가됐다.

하지만 획기적인 혁신은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블룸버그는 아이폰13에 대해 "역대 가장 약한 업그레이드"라며 "아이폰12 사용자가 아이폰13으로 전환할 가치가 없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가격 정책이 혁신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 가격을 699~1099달러로 책정했다. 아이폰12 가격과 같다. 애플이 신제품 출시 때 가격을 동결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3세대 폴더블폰을 내놓으면서 전작 대비 가격을 낮춘 것을 의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충성도 높은 고객이 많기 때문에 가격을 동결한 신작이라는 것만으로도 강한 어필이 될 것"이라며 "애플로선 아이폰12의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자존심을 접은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강화하는 샤오미

샤오미도 같은날 스마트폰 신제품 '샤오미11T', '샤오미11T프로' 등을 출시한다. 이날 오후 8시(중국 시간) 글로벌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샤오미는 최근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성비 높은 중저가폰 시장에선 충분히 점유율이 높으니 삼성전자, 애플이 장악한 고가폰까지 영향력을 확대하자"는 전략다. 지난달 10일 플래그십(최상급 기종) 스마트폰 '미믹스4'를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이 폰은 AP 퀄컴 스냅드래곤 888 플러스, 카메라 구멍을 가리는 신기술 UDC(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120와트(W) 유선 고속 충전 등 기능이 탑재됐다. 가격도 최대 112만원으로 샤오미 폰으로는 비쌌다.

이날 공개한 샤오미11T도 프리미엄급 폰을 지향한다. 샤오미가 사전 공개했거나 외신에 유출된 정보를 종합하면, 샤오미11T와 샤오미11T프로는 모두 120Hz 고주사율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로 출시된다. 11T프로는 퀄컴 스냅드래곤 888 칩을 탑재하며 120W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약 15분 만에 배터리를 100% 충전할 수 있다.가격은 90만~100만원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
이 높다.

샤오미는 신제품 공개 시점에서도 삼성전자, 애플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미믹스4 발표는 삼성전자가 3세대 폴더블폰을 공개했던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 하루 전에 했다. 이날 샤오미11T도 애플 신제품 발표와 같은 날 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 2분기 출하량 기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6%를 기록했다. 애플(15%)을 제치고 처음 2위를 기록했다. 월간으로는 지난 6월 삼성전자까지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지난달 "3년 안에 스마트폰 시장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