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상용차업체 에디슨모터스와 전기차 배터리업체 ELB&T가 쌍용자동차의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경쟁 상대로 거론됐던 SM(삼라마이다스)그룹 등이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본입찰에 참여한 업체 모두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재입찰 수순으로 갈 가능성도 남아 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이 이날 오후 인수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에디슨모터스와 ELB&T, 인디EV 등이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 등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제시한 입찰가격은 2000억원대 후반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전기차 업체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차 관련 기술력과 쌍용차의 차량 양산능력이 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이르면 내년부터 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전기차를 내놓아 쌍용차를 테슬라나 제너럴모터스(GM)와 경쟁할 수 있는 미래차 회사로 만들겠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매출 898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했다. 전기버스와 전기트럭 등을 생산하고 있다.

ELB&T는 전기차와 배터리 등을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이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사모펀드 운용사 파빌리온PE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3개 참여자 가운데 가장 높은 5000억원 안팎의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자금 조달 및 운영 능력이 있는지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디EV는 2018년 설립된 미국의 전기차 개발업체로, 매각 희망가를 1000억원대로 적어내 인수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예비입찰에 ‘깜짝 등장’했던 SM그룹은 막판에 입찰을 포기했다. SM그룹은 재계 서열 38위로 현금성 자산만 1조원 안팎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보유자금만으로 인수가 가능한 수준이어서 이번 인수전의 가장 유력한 잠재 후보로 꼽혀왔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전기차 사업 진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지만 실사 결과 쌍용차의 전기차 전환엔 예상보다 더 큰돈이 들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SM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보유한 자체 경쟁력을 중심으로 쌍용차를 인수해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다”며 “그룹 내 전기차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은 상황이라 본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HAAH의 한국 법인 카디널원모터스도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HAAH는 지난해부터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자금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랍계 사모펀드 두바이헤리티지홀딩스와 컨소시엄을 꾸렸던 케이팝모터스도 응찰하지 않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에서 가장 유력했던 SM그룹이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유력한 재무적 투자자를 지원군으로 확보한 에디슨과 ELB&T 간 2파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Y한영회계법인은 이날 본입찰을 마치고 이르면 이달 말 서울회생법원과 함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정상궤도로 돌아오고 미래차 시대에도 자리를 지키려면 막대한 개발비 투입이 불가피하다”며 “운영자금 투입 역량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김종우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