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에임메드가 불면증을 치료하는 디지털치료제 임상에 나선다. 디지털치료제 임상으로는 국내 세 번째지만 정신질환 분야에서는 처음이다.

신재원 에임메드 대표는 “오는 11월부터 불면증치료제 ‘솜즈’의 임상을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임상에서 불면증 치료 효과를 입증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 허가를 받고 의료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 신 대표는 “내년 하반기 판매 허가를 받는 게 목표”라고 했다.

에임메드는 지난 10일 식약처로부터 임상계획을 최종 승인받았다. 동물 또는 세포로 실험을 하는 전임상 시험을 거쳐 임상 1~3상을 거쳐야 하는 일반 치료제와 달리 의료기기에 해당하는 디지털치료제는 임상 절차가 간소하다. 효능 입증 임상만으로 허가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현재 디지털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인 국내 바이오기업은 뉴냅스(시야장애 개선)와 라이프시맨틱스(호흡재활) 두 곳이다. 에임메드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려대안암병원에서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임상을 진행한다.

디지털치료제는 전통적인 약물 말고 소프트웨어를 단독으로 쓰거나 의료기기와 결합해 각종 질환을 고친다. 기존 약물치료가 잘 듣지 않거나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 등을 대상으로 국내외에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디지털치료제는 10종이 넘는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약물중독 등의 치료제로 출시돼 있다.

신 대표는 “솜즈를 이용하면 향정신성의약품인 수면제를 처방하지 않고도 불면증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치료원리는 정신과 의사가 실제 불면증 환자에게 하는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했다. 의사가 환자 간 면담 등을 통해 회당 1시간 이상을 쏟아야 하는 치료 과정을 앱으로 옮겼다. 정신과 전문의인 김수진 에임메드 최고의학책임자(CMO)는 “면담을 통해 의사가 지시사항을 구두로 내려도 환자가 실제로 얼마만큼 따르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앱(솜즈)을 이용하면 환자가 잠을 자지 않고 늦게까지 휴대폰을 보는지, 제때 기상하는지 등을 꾸준히 관리할 수 있어 더 좋은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