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지난 15일 “대통령 및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 최초로 SLBM의 잠수함 발사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SLBM은 도산 안창호함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됐고 목표 지점에 정확히 명중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SLBM 개발은 지상 사출 시험, 바지선 등을 이용한 수중 사출 시험, 잠수함 시험 발사 등 3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군은 사거리 500㎞ 탄도미사일인 ‘현무-2B’를 기반으로 SLBM을 개발해 왔다. 그동안 여러 차례 지상 및 수중 시험발사를 진행했고, 지난주 도산안창호함에서 수중사출 시험에 성공하며 ‘콜드론치(cold launch)’ 기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드론치는 발사관에서 고압·고열의 가스로 밖으로 불어낸 미사일이 수면 위에서 점화해 날아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군은 이날 시험에서 콜드론치 이후 '부스터'와 '메인추진기관'까지 점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잠수함 시험발사에 성공한 SLBM은 충남 안흥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남쪽으로 400㎞ 정도 날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에서 은밀하게 발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SLBM은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은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만 운용하고 있다. 북한은 2015년과 2019년 SLBM 수중 시험발사에 성공했으며 SLBM을 탑재할 로미오급 개량형 신형 잠수함(3200t급) 건조 진수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날 초음속 순항미사일과 고위력 탄도미사일 등 최근 개발에 성공한 미사일 전력도 공개했다. 이날 ADD가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북한이 지난 11~12일 시험발사했다고 발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보다 2.5~3배 빠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개발이 완료됐는데 기존 미사일보다 속도가 월등히 빨라 미사일의 생존성과 파괴력이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기존 탄도미사일에 비해 탄두 중량이 획기적으로 증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콘크리트 건물과 지하갱도 타격도 가능하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체적인 미사일 전력 증강 계획에 따라 예정한 날짜에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최근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문 대통령도 “우리의 미사일 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에 대해 “남조선의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의 미사일 전력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에 충분하다’는 부적절한 실언을 했다”며 “그렇게 되면 북남(남북)관계는 여지없이 완전 파괴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