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브랜드 신화' 코카콜라의 성공 비결
“코카콜라는 ‘오케이’ 다음으로 지구상에 널리 퍼진 단어다. 코카콜라를 판매하는 국가 수는 유엔 회원국보다 많다. 코카콜라만큼 세계화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브랜드는 없다.”

미국의 문화사학자 어맨다 시아폰은 코카콜라의 위상을 이렇게 진단했다. 과장이 아니다. 리서치업체 인터브랜드가 2000년 세계 브랜드 가치 순위를 매긴 이래 코카콜라는 12년 동안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코카콜라는 6위였다. 코카콜라는 어떻게 세계인을 사로잡았을까. 시아폰은 《브랜드의 비밀》에서 코카콜라 제국의 형성 비밀을 풀어낸다.

책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제품(콜라 농축물)을 판매하려고 무형재(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생산해왔다. 광고와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를 구축하는 걸 우선했다. 이후 음료 제조사들에 독점 판매권을 넘겨주고 로열티 수익을 받았다. 피터 드러커가 코카콜라에 대해 “전 세계에 퍼진 광범위한 유통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광고주’”라고 한 이유다.

코카콜라는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세계 제조업체들을 통제해왔다. 외부 기업에 독점생산권을 부여해 생산과정은 분권화했고, 브랜드는 철저하게 중앙집권화했다. 상표권, 저작권, 특허 등 지재권은 코카콜라가 협력사들을 휘두를 수 있는 강력한 채찍이다. 외주업체의 성장도 마냥 지켜보진 않았다. 생산권을 넘겨줄 때 지분을 대량 매수해 영향력을 행사했다. 상황이 틀어지면 적대적 인수합병까지 시도했다.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바람을 타고 코카콜라는 몸집을 키워나갔다. 2000년대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소비자와 지역 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코카콜라 때문에 공장 주변의 물이 오염되고, 비만 및 당뇨환자가 급증했다는 불만과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코카콜라는 2005년부터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공장이 들어선 곳에 교육기관을 세워주고, 장학재단을 설립해 주민들을 지원했지만 논란을 잠재우진 못했다. 저자는 “코카콜라가 겪는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는지를 살피면 현재 자본주의가 낳은 폐해들을 줄이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