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유능한 조직 그리고 즐거운 직장
민간 기업이든 공공조직이든 조직의 CEO는 무엇에 역점을 두어야 하는가? 구성원들이 일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 CEO로서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다. 그런 조직문화에서 조직의 성과를 달성하고, 구성원들이 성장과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모 공공기관장과 코칭 대화 시 그가 실천한 교훈점이 있어 하나의 사례를 소개하고 싶다. 본부에 200여명 그리고 전국 11개소 기관에 700여명이 있는 조직의 CEO로서 그가 추구하는 <유능한 조직, 즐거운 직장>을 위한 대화를 했다.

새로 부임한 그에게 하버드대 연구교수인 로버트 하그로브 박사가 제시한 첫 100일의 START 모델을 제시했다. 첫 100일은 역동적인 리더십을 보여주는 척도로서 시작을 넘어 전력질주하기 위한 시간이다. 이 때 리더가 해야 할 임무는 현실을 명확하게 보고, 조직의 비전과 해야할 일의 우선순위를 조직 구성원과 공유하는 것이다.

START 모델은 5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1.Start: 철저하게 현장 조사를 한 뒤, 당신의 상황을 평가하라. 당신의 임무는 무엇인가? 2.Teachable: TPOV(Teachable Point Of View)와 상황에 맞는 전략을 개발하라. 3.Act: 불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가되, 빠른 승리를 지향하라. 4.Reframe: 사고 방식과 태도를 재구성하고 조직문화를 변화시켜라. 5.Together: 다 함께 돌파하라.

그가 실천한 내용이 새로 부임한 조직의 CEO 등 리더들에게 큰 인사이트를 주고 있다.<유능한 조직, 즐거운 직장>이 그의 지향점이다. 오늘날 CEO는 시간이 갈수록 해결해야 하는 과제의 양도 많아지고 의사결정과 결과의 속도도 높여야 하는 도전을 받고 있다. 조직 구성원의 가치관도 급속한 경제 사회 변화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면서 세대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제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방향성과 펜데믹 시대 소통 등 조직을 이끄는 CEO의 역할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그는 우리나라 공공기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와 전자 정부시스템을 바탕으로 국민의 수준에 맞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그는 공공기관의 CEO는 국민의 눈높이에 걸 맞는 올바른 정책의 추진과 관련사업의 효과적인 수행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서 조직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임해 직원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먼저 들었다. 그가 필자에게 제시한 직원들의 이야기다. ▪공정한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인사 승진에 신경 써 주세요. ▪인사 적체, 직원 복지에 관심을 가져 주세요. ▪중간관리자 분들 권력을 휘두르는 거 좀 자제가 필요합니다. ▪직원들이 행복한 직장 생활이 될 수 있도록 더 큰 배려심을 심어 주십시오. ▪출근하고 싶은 직장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소통과 화합으로 멋진 조직을 만들어 주세요. ▪본부와 지역 사업부간 형평성 있는 인사가 필요합니다.(지역 사업부 소속에 차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부임 후 얼마 되지 않아 좀 더 지켜보겠습니다.

올바른 질문을 던져야 올바른 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이에 그는 중간관리자들에게 메일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각자에게 답장을 하면서 일대일로 대화를 했다.

1.담당 업무 중 핵심 업무는 무엇이고 현재 상황에서 우선순위는? 2.담당 업무에서 거두고 싶은 핵심 성과는 무엇인지요? 3.그 업무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필요한 역량과 역할은 무엇이며 어떻게 실행하고 있나요? 4.리더로서 자신의 장점과 더 개발해야 하는 역량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5.리더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부하직원과 동료직원에게 각각 어떻게 평가 받고 싶은지요?

한편, 어떻게 이 조직을 좀 더 나은 조직으로 발전시키고,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까? 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성공의 조건을 시간이 지나도 실천하고 지속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성과지향적인 목표를 세워 구성원과 함께 실천하는 것으로 삼았다. 그리고 직원들을 변화에 참여시키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질문과 대답을 통해 서로의 의견 교환에 역점을 두었다.

특히 각자 업무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진단할 수 있도록 직무분석을 시작했다. 그는 이 일의 목적을 직원 간 업무부담의 균형을 추구하고 개인별 업무 스트레스의 완화를 위한 기초 작업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정원 감축이나 추가적인 업무 배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또한 취임 초 약 2개월 동안 제주를 포함 전국 11개 지방 사업소 등을 방문하여 일에 대한 사고방식과 자세를 바꾸고 변화를 위한 조직문화를 어떻게 만들지 깊이 있게 논의했다.이를 위해 성공 경험의 확산 및 칭찬과 보상 프로그램을 연구하여 다 함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그는 신임 CEO에게 이 START 모델은 민간 기업이든 공공조직이든 조직을 이해하고 통솔하는데 매우 유효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어떤 모델이든지 조직의 상황에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효과가 나타날 때 까지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그로브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시계는 첫날부터 째각거린다. 달리지 말고 전력 질주하라.”

이제 고려해야 할 점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상적인 업무로 인한 피로감을 어떻게 줄이고, 조직과 자신의 성장을 위해 시간을 배정하는가? 다. 신임 CEO이든 기존의 변화가 필요한 리더이든 지금 활용하고 있는 자신의 리더십 모델을 점검해 보면 어떨까?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민간 기업처럼 고위공직자에게 코칭 기회를 주는 이유도 자신의 리더십을 성찰해 보는 기회를 주는 것 아닐까?

<김영헌 /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


<한경닷컴 The Lifeist> 김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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