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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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특수효과(VFX) 업체 덱스터가 올해 들어 본격적인 상승 랠리에 들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에 따라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메타버스 업종이 떠오르면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덱스터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28% 넘게 올랐다. 전날에도 정부가 공공부문 메타버스 확대 등에 2조6000억원 예산을 투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3% 넘게 오르는 등 현재는 1만3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5일에는 장중 1만5600원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덱스터는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덱스터는 시각특수효과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콘텐츠 제작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덱스터 주가가 랠리를 펼친 배경과 관련해 지난 7월 넷플릭스와 장기 협력계약이 호재가 됐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지만 메타버스 관련주로 묶인 것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봤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덱스터가 메타버스 기반 실감형 콘텐츠 투자 등 기존 영화 제작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차별화된 VFX 능력을 갖춘 덱스터의 경쟁력 강화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덱스터가 이달 14일 이사회를 열고 크레마월드와이드의 경영권과 최대지분(66.7%)을 확보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덱스터는 지난 5월 크레마월드와이드와 '뉴미디어 광고 홍보 콘텐츠에 대한 전략적 협업 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메타버스 기반 실감형 영상 공동 개발 및 투자 등을 공동 추진해왔다.

이번 인수를 통해 양사의 공동 사업들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영화, 드라마, 테마파크 등을 통해 인정받은 덱스터만의 VFX 기술력에 크레마월드와이드의 콘텐츠 기획 인적자원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덱스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이 악화됐다. 영화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1% 급감한 139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도 흑자에서 3억90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덱스터의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살펴보면 기관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4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기관은 42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36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은 1억4000만원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관련주에 대해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건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언제든 기대감이 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 개발에 얼마나 투자를 확대하는 지 여부 등을 투자 기준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 "아직 메타버스 산업이 초창기이다 보니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는 종목들이 있다. 현재 메타버스 관련주들을 살펴보면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라며 "투자자들은 기술력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메타버스 관련 투자 규모 등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