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의 비밀병기 '디파인'…친환경 에틸렌 앞세워 세계시장 공략
DL그룹(옛 대림그룹)의 석유화학 자회사인 DL케미칼이 친환경 폴리에틸엔 소재를 앞세워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재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인 폴리부텐(PB)과 함께 회사의 양대 핵심제품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17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DL케미칼은 지난 7월 25만t 규모의 차세대 메탈로센 폴리에틸렌 생산공장을 여수산업단지(사진)에 조성했다. 앞서 DL케미칼은 지난해 미국 엑손모빌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차세대 메탈로센 폴리에틸렌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회사는 이 소재를 D·FINE(디파인)으로 이름붙였다.

메탈로센 폴리에틸렌은 질기고 튼튼한 특성으로 식품과 소비재 및 산업용 포장재, 농업용 비닐, 화장품 용기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다만 가공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디파인은 가공성과 열봉합성이 개선된 소재다. 이를 통해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까지 줄일 수 있다.

기존 메탈로센 폴리에틸렌 대비 향상된 질김성과 강직성을 통한 원재료 절감 효과도 디파인만의 장점이다. 디파인을 원료로 사용하면 기존 메탈로센 폴리에틸렌 대비 더 튼튼하면서도 두께는 25% 얇아진 산업용 포장백 생산이 가능하다.
DL케미칼의 비밀병기 '디파인'…친환경 에틸렌 앞세워 세계시장 공략
이를 국내 산업용 포장백 시장 전체로 확대하면 연간 5000t 이상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DL케미칼은 친환경 소재인 디파인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월 대한민국 패키징 대전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DL케미칼은 메탈로센 폴리에틸렌 세계시장에서 엑손모빌에 이어 3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에틸렌 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메탈로센 폴리에틸렌 시장은 향후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DL케미칼의 또 다른 주력 제품은 폴리부텐(PB)이다. PB는 윤활유, 건설용 접착 마감재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PB는 연 100만t가량이며 DL케미칼은 여수공장에서 연간 20만t을 생산한다. 작년 기준 시장 점유율 23.3%로, 세계 1위다.

DL케미칼은 PB와 디파인을 앞세워 ‘세계 톱20 석유화학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최근 친환경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디파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며 “다양한 친환경 기술 개발을 통해 고객과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ESG 경영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