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찬투’가 제주도 남쪽 부근을 지나면서 제주 지역이 강풍과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주택과 상가가 침수되고, 도로와 가로등이 잇따라 파손됐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모두 60여 건의 태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에서는 도남동 용담동 등에 있는 단독주택들과 서홍동의 한 식당이 폭우로 물에 잠겼다.

제주에는 이날 한때 시간당 50㎜의 폭우가 쏟아지고, 최대 순간풍속 초속 30~4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었다. 강풍으로 가로등이 쓰러지고 도로와 가드레일이 부서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전날에는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신풍리·난산리 일대 월동무 파종지 1만8600여㎡가 물에 잠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제주 항공편은 15편이 결항했다. 바닷길 역시 전날부터 제주 기점 여객선 10개 항로 16척의 운항이 통제됐다.

제주 내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특수학교는 등교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남부 지역도 태풍의 영향을 받아 많은 비가 내렸다. 태풍주의보가 발효된 부산에는 이날 최대 120㎜ 이상의 비가 내리고, 최대풍속 초속 20~30m 강풍이 불었다.

태풍이 17일 한반도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추석 연휴 첫날인 18일부터는 맑은 날씨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연휴 초반인 18~20일 전국 대부분 지역은 고기압 영향으로 대체로 맑고 선선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추석 당일인 21일에는 중국 내륙에서 발달한 저기압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 비는 21일 밤 소강 상태를 보이다 22일 새벽부터 다시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21~22일 비와 아침 안개로 교통사고 위험이 큰 만큼 귀경길 운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21일 달이 뜨는 시각은 서울은 오후 6시59분, 부산은 오후 6시40분, 제주는 오후 7시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