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식하기 좋은 명절 연휴가 왔습니다. 장시간 운전 등으로 운동량이 줄어든 뒤 무턱대고 과식을 했다간 자칫 곤란한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배에는 자꾸 가스가 차는데, 특히나 방귀를 ‘트지’ 않은 친척과 계속 있어야 한다면 말이죠. 장에 비정상적으로 가스가 많이 차는 증상인 ‘고창’과 여기에 적합한 일반의약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정상적인 장은 매일 7~10L의 가스를 처리합니다. 대부분은 혈액으로 재흡수되고, 방귀로 배출되는 양은 600mL 정도입니다. 이렇게 배출되는 가스양이 600mL를 넘어섰을 때 고창이라고 합니다.

소화가 안 되는 음식은 고창의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문제는 명절에 먹는 음식 대부분이 소화가 잘 안 된다는 것입니다. 대표적 추석 음식인 송편을 비롯해 각종 전, 갈비찜 등도 과식할 경우 모두 장내 가스를 다량으로 만드는 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밀가루는 물론 잡곡류도 많이 먹으면 고창의 원인이 됩니다. 기름기 많은 고기도 문제가 될 수 있고, 대표적 샐러드거리인 양배추와 브로콜리도 섬유소가 많아 과량 섭취 시 고창을 일으킵니다. 잡곡과 샐러드 같은 몸에 좋다는 음식도 과식했을 때 고창을 유발하는 이유는 소장에서 미처 다 흡수되지 못한 섬유소나 기름기가 대장에서 발효되며 가스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변비도 고창의 원인이 될 수 있고, 특히 황을 많이 함유한 음식을 먹으면 방귀 냄새가 더욱 독해집니다. 황은 보통 계란, 콩류, 마늘, 고구마 등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추석 명절 과식으로 꽉찬 '뱃속 가스' 어쩌나…
속이 계속해서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 계속 방귀가 나오는 불쾌한 증상에서 그치는 것이 보통이지만 고창을 마냥 우습게 봐선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장에 가스가 많이 차면 그 자체로도 극심한 복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른 위장관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죠.

그렇다면 어떤 약을 먹어야 할까요. 고창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성분은 대부분 복합소화제에 들어 있습니다. 베나치오(동아제약·사진)에 든 디메티콘이나 훼스탈플러스(한독)에 든 시메티콘이 대표적인 가스제거제 성분입니다. 소화관에서 생기는 작은 가스 방울의 표면장력을 약화시켜 가스 방울이 하나로 합쳐지게 하는 원리로, 가스를 쉽게 배출하는 작용을 합니다. 과식을 해서 소화가 안 될 때 먹는 것으로, 소화 촉진은 물론 방귀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죠. 소화엔 문제가 없지만 배에 가스만 자꾸 찬다면 겔포스엠(보령제약)과 겔마(삼진제약)도 가스제거제 성분이 들어 있어 복부 팽만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단순히 가스만 차고 불편한 게 아니라 장내 가스 때문에 심한 복통이 발생했다면 ‘항콜린제’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부스코판(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이 대표적인데요, 소화기관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어 가스 때문에 생기는 복통을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보통 한 알이면 충분하며, 너무 아플 때 두 알을 먹어도 됩니다. 단, 녹내장 환자는 복용해선 안 되며 전립선 비대증 우려가 있는 중장년 남성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소화가 안 될 땐 민간요법으로 콜라 같은 탄산음료를 찾는 분들도 계신데요, 이는 잘못된 행동입니다. 탄산음료를 마시면 삼키는 공기량이 많아져 장내 가스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친척, 친구 등과 함께 마시는 맥주도 마찬가지이므로 과음은 금물입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