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P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미국에 대해 "사실상 도주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17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린 중국과 러시아 주도 유라시아 지역 협력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해당 회의에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의 성급한 아프간 철군은 사실상 '도주'에 가까웠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20년간 아프간에 머물면서 탈레반에 남겨 놓은 것은 무기밖에 없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테러리즘, 마약 거래, 조직범죄, 종교적 극단주의 등과 연관된 열린 판도라의 상자를 남겨 놓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아프간 사태는 SCO 회원국의 안보 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여러 SCO 회원국들은 아프간과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현재 기구(SCO) 앞에는 아프간 정세 악화와 관련된 심각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공통의 조율된 노선을 추진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제기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아프간인들의 포괄적 평화 정착 과정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아프간에서 제기된 테러리즘, 마약 유통, 종교적 극단주의 등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푸틴 대통령은 아프간 모든 지역을 장악한 무장 단체 탈레반이 세운 과도정부와 교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탈레반이 사실상 아프간 전 영토를 통제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아프간 정부가 평화 정착, 사회생활 정상화, 국민의 안전 보장 등에 대해 한 약속을 이행하도록 자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