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마음 이해" vs "공사 구분해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지난 16일 지하철 4호선에서 나온 안내방송이 화제를 모았다. 한 네티즌이 남긴 "퇴근길에 4호선을 탔는데 기관사가 안내방송으로 자기 가족이 얼마 전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했는데 국민청원 올렸으니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런 안내방송이 불편하겠지만 이렇게밖에 알릴 방법이 없으니 양해해달라고 말하는데 너무 슬퍼 오열할 뻔했다"는 내용의 트윗은 삽시간에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안내방송을 한 4호선 기관사는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숨진 고(故) 황예진 씨의 가족으로 추정된다. 황 씨는 지난 7월 남자친구에게 여러 차례 폭행을 당했으며 위장출혈과 갈비뼈 골절, 폐 손상 등이 발생해 외상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로 사망했다. 이에 법원은 지난 15일 재판부는 황 씨의 남자친구가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황 씨의 모친은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며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은 답변 요건인 20만명을 훌쩍 넘어 18일 현재 48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 글에서 황 씨 모친은 "여성을 무참히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가해자의 구속수사와 신상공개를 촉구한다"며 "더불어 연인관계에서 사회적 약자를 폭행하는 범죄에 대해 엄벌하는 데이트폭력가중처벌법 신설을 촉구한다"라고 적었다.
지하철 안내방송 사연을 접한 네티즌의 반응은 엇갈렸다. "오죽했으면 저리 했을지 이해가 간다", "너무 가슴이 아파 바로 청원에 동의했다"는 등 안타깝다는 의견과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 "공적인 장소에서 개인의 사연을 알리는 건 징계감"이라며 기관사를 비판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