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박세리인비테이셔널 우승…"진한 여운 남겨 기쁘다"
김효주(26)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총상금 8억원) 우승컵을 안았다.

김효주는 19일 충북 청주시 세종 실크리버CC(파72·662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2위 홍정민(19)을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김효주가 국내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해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이다.

이날 우승은 김효주의 KLPGA 투어 통산 12승이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는 올해 5월 HSBC 월드 챔피언십에서 투어 통산 4승을 거둔 바 있다.
김효주가 19일 충북 청주시 세종 실크리버CC에서 열린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김효주가 19일 충북 청주시 세종 실크리버CC에서 열린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전날 2라운드까지 이가영(22)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를 기록했던 김효주는 6번부터 11번 홀까지 6개 홀에서 버디 5개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에 나섰다. 2번 홀(파4) 보기와 4, 6번 홀 버디까지는 이가영과 김효주의 결과가 똑같았다. 승부는 7, 8번홀에서 갈렸다. 김효주는 여기서도 연속 버디로 이가영을 따라잡았고 이후 10, 11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가영은 15번 홀(파3) 버디로 다시 김효주를 1타 차로 추격했지만 16번 홀(파4)에서 곧바로 보기를 기록해 우승에서 멀어졌다.

신인 홍정민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세번째 샷을 홀 2m가 안 되는 거리에 붙이며 버디찬스를 만들었다. 성공하면 김효주와 공동1위, 하지만 퍼트는 홀을 빗나가며 결국 파로 마무리했다. 홍정민 다음 조에서 경기한 김효주는 18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기분좋게 우승을 차지했다.
김효주가 19일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이 확정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KLPGA 제공
김효주가 19일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이 확정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KLPGA 제공
김효주는 "지난주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는데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기분이 좋다"며 "우승이라는 진한 여운을 남겨 뿌듯하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의 터닝포인트로는 초반 2번 홀(파4)에서 기록한 보기를 꼽았다. 그는 "보기로 경기를 시작해 더 긴장했다"며 "정신을 차리자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돌아봤다.

김효주는 필드 위의 '표정부자'다. 코스에서 밝은 표정을 짓고, 기자회견장 등에서도 재치 있는 표현 등으로 분위기를 잘 띄운다. 2라운드에서는 이글샷을 성공시킨 뒤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골프라는 운동을 하고 있다 보니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며 "그전에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좀 더 자유로워진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2개를 뛸 예정이다. 이어 다음달 말 부산에서 열리는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다시 귀국할 예정이다. 올해 5월 HSBC 월드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4승째를 따낸 그는 "우승은 한국, 미국, 일본 등 어디에서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동갑인 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6)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저도 세계 1등을 한번 찍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주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장하나(29)가 12언더파 204타를 기록, 김지현(30)과 이소미(22), 이소영(24)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