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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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살리는 성장의 후퇴(De-growth as a Savior to the Planet, 2021. 9. 18)'라는 주제의 뉴욕타임즈 칼럼을 읽으며 생각한다. “오늘날의 기후 변화에 대해 정치인들과 경제학자들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고민하면서, ‘녹색성장(Green Growth)’를 부르짖는 상황에 코로나가 닥쳐서 빠른 성장을 멈추게 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게 했으며, '적은 게 좋은 것(Less is More)’이라는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며칠 전, 하지 않던 운동을 한답시고 축구를 하다가 공을 잘못 차서 주변에 있는 의자에 부딪혀 팔뚝이 까졌다. 피는 많이 흘렸지만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라서 그냥 연고만 바르면서 일주일이 되었는데, 딱지가 떨어지면서 새살이 나오고 있었다. 신비로운 일이다.

오래 전, 돈 문제로 큰 일을 겪으며 친구들에게 신세를 지고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삶의 방식에 대해 크게 뉘우치고 그 후, 겸손하게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며칠 전, 은행 ATM기기 앞에 놓고 간 사람의 휴대폰을 창구에 맡겨서 주인을 찾아 주라고 했는데, 엊그제는 내가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잃어 버렸다. 두어 시간 긴장하면서 수소문을 했는데, 전화기를 주운 사람이 내리면서 지하철 안내소에 맡기고 가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가장 위대하고 가장 훌륭하며, 가장 아름답고 가장 완전한 것이자 종적으로 유일하며 수적(數的)으로 하나 뿐인, 오직 하나뿐인 외톨이는 바로 ‘우주’다.”라고 플라톤은 그의 저서 '티마이오스'에서 설명했다고 한다. (문화일보, 2021. 9. 17)

인간도 그렇다. 그래서 인간을 소우주라고 한다. 맑은 눈과 밝은 귀뿐만이 아니라 예쁜 얼굴이나 가느다란 손목뿐만이 아니라, 내장과 두뇌, 혈액까지도 아름답지 아니한가? 소화가 너무 빨리 되면 영양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금방 배가 고플까 봐 장이 굽이굽이 흐른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한쪽 눈이 어둡거나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으면 생활이 불편한데, 두 눈이나 두 귀가 모두 불편한 분이 있다.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며 동정심을 느끼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2021년 동경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을 보면서 정말 대단한 분들을 보았다. 오른쪽 손이 없는 탁구선수를 보고 놀랐는데, 팔다리가 모두 없는 24세의 이탈리아 여성이 휠체어펜싱에서 우승을 하였다. 지난 올림픽에서 우승을 했다고 한다.

오, 위대한 인간이여? 어찌 우주의 섭리에 거스르는 게 하나도 없는가? 거짓말을 하고 죄를 지은 자들 또한 이런 저런 방식으로 죄값을 치르게 된다는 사실도 위대한 일이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예언하고 증명을 한 사람은 단테였다.

지옥을 9가지로 구분하여, 최악의 죄를 지은 자들은 9환(環, ring)까지 도달하게 하여, 사탄의 입에서 질겅질겅 씹히도록 하지 않았는가? 이런 운율과 라임(rhyme)에 따르는 시를 1,4233행으로 쓴 단테는 1,300년도 즈음에 겨우 35살 때였다고 하는데, 환갑이 넘은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위대한 인간의 맨 끝 줄에 서지도 못할 터이니 부끄러울 뿐이다.

실패를 하고 퇴보를 할 것 같은데, 그런 기회에 가끔은 성장하고 반성하는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우주의 섭리와 자연의 원리에 감탄을 한다.

한 국가의 역사도 그렇고, 그런 국가를 통치하는 지도자들의 쇠퇴와 발전도 그렇다.

최근 한국 정치가 형편없는 난장판이 되어가는 듯 한데, 헤겔의 '정반합'의 논리에 따라 또 한 번의 도약이 있으리라 믿는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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