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치솟는 미얀마 수도 양곤/ 사진=EPA
불길 치솟는 미얀마 수도 양곤/ 사진=EPA
쿠데타 미얀마 군부가 민주진영의 전쟁 선포에 맞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잔혹 행위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2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부 친주 소도시 딴틀랑에서 주민들로 구성된 시민방위군(PDF) 및 친주 반군인 친국민군(CNA) 연합 세력과 미얀마 군부 간에 교전이 발생했다.

연합 세력의 공격에 미얀마군 3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에 미얀마 군부는 대규모 포 공격으로 보복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포 공격으로 발생한 불을 끄던 목사 쿵 비악 훔(31)은 이 과정에서 미얀마 군부의 총에 가슴을 맞고 사망했다. 주민들이 목사의 시신을 발견했을 때, 왼쪽 손가락은 잘려져 있었고 끼워져 있던 반지가 사라진 채였다.

그를 발견한 목사 랄 욱 박사는 미얀마 나우와 인터뷰에서 "미얀마 군부가 쿵 목사가 끼고 있던 반지를 가져가기 위해 손가락을 자른 것으로 보고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면서 "그 반지는 결혼반지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현지 매체는 군인들이 쿵 목사의 시계와 휴대전화도 훔쳐 갔다고 보도했다.

쿵 목사는 아내 및 두 어린 아들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의 포격으로 딴틀랑 내 가옥 최소한 18채가 불타 파괴됐다. 약 8000여명의 주민 대부분이 추가 공격을 피해 인도와의 국경 인근 난민촌이나 인도 국경을 넘어 미조람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1일 새벽 쿠데타를 일으켰으며 아웅 산 수 치 고문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을 구금했다. 군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위가 미얀마 전역에 발생하자 군부는 군인과 경찰을 동원하면서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