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기준금리 인상, 2022년으로 빨라질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반등 시도가 이어졌습니다. 전날 장 막판 40분에 이어 저가 매수가 계속 유입된 것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다들 중국 헝다 사태에 대해 불안해하지만, 중국판 '리먼 모멘트'(리먼브러더스 파산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일)가 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반등 시도는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개장 전 지수선물은 1%까지 올랐지만, 오전 9시 반 개장할 때는 상승 폭이 0.5%에 그쳤습니다. 오전 11시께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하기도 하더니 결국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는 0.15%, S&P 500지수는 0.08% 떨어졌고 나스닥은 0.22%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반등 시도가 무산된 건 이날 개막된 미 중앙은행(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부채한도 상한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어제 12월까지 부채 상한을 유예하는 방안을 임시예산안에 담아 이번 주 투표에 부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2022년 회계연도는 10월부터 시작됩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추진 중인 3조5000억 달러 규모 인프라 예산 때문에 예산안 전체 논의가 지연되자, 석 달짜리 임시 예산을 편성하고 여기에 부채한도 논의도 연말까지 미루는 방안을 만들어 넣겠다는 겁니다. 오는 30일까지 임시예산안이던, 정규예산안이던 통과가 되지 않으면 연방정부 셧다운이 불가피하고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언급한 10월 어느 시점까지 부채한도가 다시 유예되거나 상향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부채한도 문제, 그리고 10월 1일 연방정부 셧다운을 해결하기 위한 예산 조달이 해결에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민주당이 9월 30일 이후에도 정부를 계속 열기 위해 제안한 임시예산안에 부채한도 유예 방안이 포함될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처리하려 한다면 공화당이 상원에서 반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임시예산안마저 부결돼 이달 말로 연방정부 폐쇄가 발생할 위험이 커집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별개로 해결하려 한다면 임시예산안은 쉽게 통과될 수 있으므로 연방정부 폐쇄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하지만 부채한도 관련 위험은 다소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이 방안마저 어떻게 처리될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주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9월 FOMC는 22일 오후 2시(한국시간 23일 새벽 4시) 회의 결과를 발표합니다. 그리고 30분 뒤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합니다.
그럼 골드만삭스를 중심으로, 월가의 예상을 모아보겠습니다.
① 통화정책 결정 = 기준금리 유지, 채권매입 유지
0~0.25%인 정책금리는 유지될 겁니다. 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매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채권매입을 줄이는 테이퍼링은 발표되지 않을 겁니다.
JP모간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팬데믹, 재정 정책, 경제지표 등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Fed가 중요한 발표를 할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대신 Fed는 통화정책 성명서에 "경제가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진전한다면 올해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는 게 적절할 것"이라는 문구를 삽입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는 파월 의장이 지난 8월 말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밝힌 문구입니다.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Fed가 9월 자산매입 축소를 강력히 시사하고 11월 자산매입축소를 시작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보도한 뒤 월가에서는 그런 관측이 늘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1월 테이퍼링 발표 가능성을 기존 45%에서 70%로 높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회의에서 "11월 자산매입축소를 위한 앞선 공지(Advance Notice)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부채한도 상한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고, 중국의 헝다 사태도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11월 실시 방침을 강력히 시사하기보다는 잭슨홀 미팅의 연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11월에 할 가능성은 있지만,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확언은 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테이퍼링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그 속도가 중요합니다. 골드만삭스는 당시 매번 FOMC가 열릴 때마다 채권매입액을 150억 달러씩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Fed 내부에서 좀 더 빠른 자산매입축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매달 150억 달러씩 줄이는 방안을 채택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11월에 테이퍼링이 시작되고 회의 때마다 줄이면 내년 9월 채권매입은 끝납니다. 또 매달 감축한다면 6월에 종료됩니다.
CNBC가 전문가 32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에서도 대다수가 이달 테이퍼링 일정을 내놓지 않고, 11월 FOMC에서 자산매입축소 착수를 공식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테이퍼링을 개시하는 시점은 12월로 전망했고, 매달 150억 달러씩 감축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② 경제전망(SEP) = 성장률↓, 인플레이션↑
Fed는 3, 6, 9, 12월에 경제전망과 점도표를 발표합니다. FOMC 구성원만이 아닌 Fed 위원 18명의 미국 경제와 기준금리에 대한 전망을 모아 내놓는 것입니다.
지난 6월 FOMC 이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기 회복세는 느려졌고, 공급망 혼란이 지속하면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저조한 자동차 판매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물가 상승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에 달합니다.
이에 따라 Fed 위원들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월 연 7.0%에서 연 5~6%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관측됩니다.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을 기존 6.9%에서 6.0%로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5.8%로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내년과 2023년 전망치는 조금씩 상향할 것으로 봤습니다. 올해 델타 변이로 눌렸던 소비가 내년부터 추가로 나타날 것으로 보는 겁니다. 지난 6월 Fed 위원들은 올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3.0%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상향 조정될 것입니다. 지난 7월 근원 PCE는 3.6%에 달했고, 8월 근원 CPI는 4.0%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위원들의 올해 인플레 전망치가 3.8%로 높아질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2022년, 2023년 전망치는 기존 2.1%를 유지할 것으로 봤습니다. 파월 의장 등 많은 Fed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니까요.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가 치솟는다면 스태그플레이션 논란이 커질 수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여전히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논쟁은 이르다"라고 말했습니다.
③ 점도표 = 금리 인상 2022년으로 빨라지나
사실 월가의 가장 큰 관심은 점도표에 쏠리고 있습니다.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 과연 위원들이 2022년 기준금리 인상을 점치느냐, 그리고 2024년까지 몇 번이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느냐입니다.
지난 6월 점도표에서는 위원 18명 중 7명이 2022년 기준금리 상승을 예상했습니다. 이번에 3명이 추가로 2022년 진영에 합류할 경우, 중간값이 2022년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동안 Fed는 2023년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해왔는데, 인상 시점이 한 해 빨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기준금리 인상은 Fed 구성원 가운데 12명이 참석하는 FOMC에서 이뤄집니다. Fed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건 아닙니다. 시장에선 1~3명이 2022년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1명이 옮기는 데 그쳐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2023년으로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2023년에 2회, 2024년에 3회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처럼 이번 점도표엔 처음으로 2024년 기준금리 전망이 제시됩니다. 월가 관계자는 "2024년까지 다섯 번 이상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지금 10년물 1.3% 금리는 너무 낮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2024년 전망은 너무 먼 전망치여서 시장에서는 크게 반응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④ 기자회견 = '슈퍼 비둘기' 다시 날 것
이번에 테이퍼링이 발표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일 수 있는 요인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FOMC에서 빠른 테이퍼링을 선호한다는 신호가 나오는 것, 그리고 점도표에서 2022년 기준금리 중간값이 상승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월가 관계자는 "통화정책 성명서나 경제전망, 점도표는 생각보다 매파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비둘기파적으로 나와서 시장 우려를 중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계속 그랬던 것처럼 "점도표는 Fed의 공식 의견이 아니다"라거나 "테이퍼링은 긴축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주문을 다시 한번 외칠 겁니다. 그리고 시장은 그런 파월 의장의 주문을 수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회의 결과가 나오면 주가는 오를 수 있다. 금리의 경우 단기물은 상승할 수 있으나, 장기물은 경기 둔화 가능성이 있어 많이 오르지 못하거나 내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10% 이상의 조정장을 예상하는 곳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기가 중간사이클로 전환하는 단계에서 시장에 대한 또 다른 역풍은 Fed가 역대 최고의 완화정책에서 멀어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Fed는 경기가 중간사이클로 전환되던 1994년, 2004년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2011년에는 양적 완화를 종료했다. 이번엔 자산매입을 줄일 것이며, Fed는 이번 회의에서 더 확실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윌슨은 "금융여건은 긴축될 것이고 이는 더 높은 이자율이나 더 높은 위험프리미엄, 혹은 둘 모두를 뜻한다. 이는 주식 밸류에이션의 하락을 의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윌슨 CIO가 조정론을 주장하는 강력한 근거의 하나는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재정부양책으로 부풀었던 소비가 줄어들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이익 증가 폭이 월가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란 뜻입니다.
이날 장 마감 뒤 페덱스가 지난 8월 31일로 끝난 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대기업으로는 드물게 월가의 실적 전망치보다 낮은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분기 조정이익이 주당 4.37달러로 월가 예상(블룸버그 집계)인 주당 4.97달러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전년 동기의 4.87달러보다도 낮았습니다. 매출은 220억 달러로 월가 예상 219억 달러를 약간 웃돌았습니다. 매출은 괜찮았지만, 이익은 줄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바로 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페덱스의 라지 수브라매니암 사장은 "현재의 노동 환경은 네트워크 운영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재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페덱스는 지난 분기에 인력난에 따른 임금 인상, 물류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비용이 4억5000만 달러나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일부 배송비용 인상으로 만회했지만 다 만회하지는 못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1년 전의 8.2%에서 6.4%로 하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페덱스는 2022년 1월부터 또다시 배송료를 5.9~7.9% 올리기로 했습니다. 또 11월 1일 때부터는 발송물에 대해 유류할증료를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페덱스는 이런 비용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향후 실적 전망치도 낮췄습니다. 연간 이익전망치를 기존 20.5~21.5달러에서 19.75~21달러 범위로 하향 조정한 것입니다.
페덱스의 주가는 시간 외에서 4% 하락하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페덱스는 미국 대기업으로는 예외적으로 실적 발표에서 월가 예상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치솟고 있는 비용 때문인데 이는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상황일 수도 있다"라면서 "10월 중순에 시작될 3분기 어닝시즌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분기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보다 91% 증가했습니다. 월가는 3분기에는 29.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월가 관계자는 "다들 중국 헝다 사태에 대해 불안해하지만, 중국판 '리먼 모멘트'(리먼브러더스 파산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일)가 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반등 시도는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개장 전 지수선물은 1%까지 올랐지만, 오전 9시 반 개장할 때는 상승 폭이 0.5%에 그쳤습니다. 오전 11시께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하기도 하더니 결국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는 0.15%, S&P 500지수는 0.08% 떨어졌고 나스닥은 0.22%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반등 시도가 무산된 건 이날 개막된 미 중앙은행(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부채한도 상한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어제 12월까지 부채 상한을 유예하는 방안을 임시예산안에 담아 이번 주 투표에 부치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2022년 회계연도는 10월부터 시작됩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추진 중인 3조5000억 달러 규모 인프라 예산 때문에 예산안 전체 논의가 지연되자, 석 달짜리 임시 예산을 편성하고 여기에 부채한도 논의도 연말까지 미루는 방안을 만들어 넣겠다는 겁니다. 오는 30일까지 임시예산안이던, 정규예산안이던 통과가 되지 않으면 연방정부 셧다운이 불가피하고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언급한 10월 어느 시점까지 부채한도가 다시 유예되거나 상향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부채한도 문제, 그리고 10월 1일 연방정부 셧다운을 해결하기 위한 예산 조달이 해결에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민주당이 9월 30일 이후에도 정부를 계속 열기 위해 제안한 임시예산안에 부채한도 유예 방안이 포함될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처리하려 한다면 공화당이 상원에서 반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임시예산안마저 부결돼 이달 말로 연방정부 폐쇄가 발생할 위험이 커집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별개로 해결하려 한다면 임시예산안은 쉽게 통과될 수 있으므로 연방정부 폐쇄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하지만 부채한도 관련 위험은 다소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이 방안마저 어떻게 처리될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주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9월 FOMC는 22일 오후 2시(한국시간 23일 새벽 4시) 회의 결과를 발표합니다. 그리고 30분 뒤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합니다.
그럼 골드만삭스를 중심으로, 월가의 예상을 모아보겠습니다.
① 통화정책 결정 = 기준금리 유지, 채권매입 유지
0~0.25%인 정책금리는 유지될 겁니다. 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매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채권매입을 줄이는 테이퍼링은 발표되지 않을 겁니다.
JP모간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팬데믹, 재정 정책, 경제지표 등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Fed가 중요한 발표를 할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대신 Fed는 통화정책 성명서에 "경제가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진전한다면 올해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는 게 적절할 것"이라는 문구를 삽입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는 파월 의장이 지난 8월 말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밝힌 문구입니다.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Fed가 9월 자산매입 축소를 강력히 시사하고 11월 자산매입축소를 시작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보도한 뒤 월가에서는 그런 관측이 늘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1월 테이퍼링 발표 가능성을 기존 45%에서 70%로 높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회의에서 "11월 자산매입축소를 위한 앞선 공지(Advance Notice)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부채한도 상한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고, 중국의 헝다 사태도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11월 실시 방침을 강력히 시사하기보다는 잭슨홀 미팅의 연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11월에 할 가능성은 있지만,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확언은 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테이퍼링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그 속도가 중요합니다. 골드만삭스는 당시 매번 FOMC가 열릴 때마다 채권매입액을 150억 달러씩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Fed 내부에서 좀 더 빠른 자산매입축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매달 150억 달러씩 줄이는 방안을 채택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11월에 테이퍼링이 시작되고 회의 때마다 줄이면 내년 9월 채권매입은 끝납니다. 또 매달 감축한다면 6월에 종료됩니다.
CNBC가 전문가 32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에서도 대다수가 이달 테이퍼링 일정을 내놓지 않고, 11월 FOMC에서 자산매입축소 착수를 공식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테이퍼링을 개시하는 시점은 12월로 전망했고, 매달 150억 달러씩 감축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② 경제전망(SEP) = 성장률↓, 인플레이션↑
Fed는 3, 6, 9, 12월에 경제전망과 점도표를 발표합니다. FOMC 구성원만이 아닌 Fed 위원 18명의 미국 경제와 기준금리에 대한 전망을 모아 내놓는 것입니다.
지난 6월 FOMC 이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기 회복세는 느려졌고, 공급망 혼란이 지속하면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저조한 자동차 판매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물가 상승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에 달합니다.
이에 따라 Fed 위원들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월 연 7.0%에서 연 5~6%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관측됩니다.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을 기존 6.9%에서 6.0%로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5.8%로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내년과 2023년 전망치는 조금씩 상향할 것으로 봤습니다. 올해 델타 변이로 눌렸던 소비가 내년부터 추가로 나타날 것으로 보는 겁니다. 지난 6월 Fed 위원들은 올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3.0%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상향 조정될 것입니다. 지난 7월 근원 PCE는 3.6%에 달했고, 8월 근원 CPI는 4.0%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위원들의 올해 인플레 전망치가 3.8%로 높아질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2022년, 2023년 전망치는 기존 2.1%를 유지할 것으로 봤습니다. 파월 의장 등 많은 Fed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니까요.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가 치솟는다면 스태그플레이션 논란이 커질 수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여전히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논쟁은 이르다"라고 말했습니다.
③ 점도표 = 금리 인상 2022년으로 빨라지나
사실 월가의 가장 큰 관심은 점도표에 쏠리고 있습니다.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 과연 위원들이 2022년 기준금리 인상을 점치느냐, 그리고 2024년까지 몇 번이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느냐입니다.
지난 6월 점도표에서는 위원 18명 중 7명이 2022년 기준금리 상승을 예상했습니다. 이번에 3명이 추가로 2022년 진영에 합류할 경우, 중간값이 2022년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동안 Fed는 2023년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해왔는데, 인상 시점이 한 해 빨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기준금리 인상은 Fed 구성원 가운데 12명이 참석하는 FOMC에서 이뤄집니다. Fed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건 아닙니다. 시장에선 1~3명이 2022년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1명이 옮기는 데 그쳐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2023년으로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2023년에 2회, 2024년에 3회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처럼 이번 점도표엔 처음으로 2024년 기준금리 전망이 제시됩니다. 월가 관계자는 "2024년까지 다섯 번 이상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지금 10년물 1.3% 금리는 너무 낮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2024년 전망은 너무 먼 전망치여서 시장에서는 크게 반응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④ 기자회견 = '슈퍼 비둘기' 다시 날 것
이번에 테이퍼링이 발표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일 수 있는 요인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FOMC에서 빠른 테이퍼링을 선호한다는 신호가 나오는 것, 그리고 점도표에서 2022년 기준금리 중간값이 상승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월가 관계자는 "통화정책 성명서나 경제전망, 점도표는 생각보다 매파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비둘기파적으로 나와서 시장 우려를 중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계속 그랬던 것처럼 "점도표는 Fed의 공식 의견이 아니다"라거나 "테이퍼링은 긴축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주문을 다시 한번 외칠 겁니다. 그리고 시장은 그런 파월 의장의 주문을 수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회의 결과가 나오면 주가는 오를 수 있다. 금리의 경우 단기물은 상승할 수 있으나, 장기물은 경기 둔화 가능성이 있어 많이 오르지 못하거나 내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10% 이상의 조정장을 예상하는 곳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기가 중간사이클로 전환하는 단계에서 시장에 대한 또 다른 역풍은 Fed가 역대 최고의 완화정책에서 멀어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Fed는 경기가 중간사이클로 전환되던 1994년, 2004년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2011년에는 양적 완화를 종료했다. 이번엔 자산매입을 줄일 것이며, Fed는 이번 회의에서 더 확실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윌슨은 "금융여건은 긴축될 것이고 이는 더 높은 이자율이나 더 높은 위험프리미엄, 혹은 둘 모두를 뜻한다. 이는 주식 밸류에이션의 하락을 의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윌슨 CIO가 조정론을 주장하는 강력한 근거의 하나는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재정부양책으로 부풀었던 소비가 줄어들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이익 증가 폭이 월가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란 뜻입니다.
이날 장 마감 뒤 페덱스가 지난 8월 31일로 끝난 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대기업으로는 드물게 월가의 실적 전망치보다 낮은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분기 조정이익이 주당 4.37달러로 월가 예상(블룸버그 집계)인 주당 4.97달러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전년 동기의 4.87달러보다도 낮았습니다. 매출은 220억 달러로 월가 예상 219억 달러를 약간 웃돌았습니다. 매출은 괜찮았지만, 이익은 줄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바로 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페덱스의 라지 수브라매니암 사장은 "현재의 노동 환경은 네트워크 운영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재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페덱스는 지난 분기에 인력난에 따른 임금 인상, 물류비용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비용이 4억5000만 달러나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일부 배송비용 인상으로 만회했지만 다 만회하지는 못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1년 전의 8.2%에서 6.4%로 하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페덱스는 2022년 1월부터 또다시 배송료를 5.9~7.9% 올리기로 했습니다. 또 11월 1일 때부터는 발송물에 대해 유류할증료를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페덱스는 이런 비용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향후 실적 전망치도 낮췄습니다. 연간 이익전망치를 기존 20.5~21.5달러에서 19.75~21달러 범위로 하향 조정한 것입니다.
페덱스의 주가는 시간 외에서 4% 하락하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페덱스는 미국 대기업으로는 예외적으로 실적 발표에서 월가 예상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치솟고 있는 비용 때문인데 이는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상황일 수도 있다"라면서 "10월 중순에 시작될 3분기 어닝시즌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분기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보다 91% 증가했습니다. 월가는 3분기에는 29.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