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이미 금융당국이 제시한 올해 관리 목표 5~6%에 바싹 다가섰다. 연말까지 남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한도는 약 8조8000억원으로 집계돼 개인들의 돈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701조568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69%(31조4141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는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이 4.54%(473조7849억원→495조2868억원), 신용대출이 6.02%(133조6482억원→141조7005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액의 약 70%가 주택 관련 대출이었다.

특히 전세대출이 14.74%(105조2127억원→120조7251억원) 급증했다. 5대 은행에서 늘어난 가계대출의 거의 절반(49.38%)을 차지했다. 전세대출 가운데 생활자금대출은 2%에 그치고 나머지 98%는 대부분 집주인 계좌에 대출금이 직접 입금되는 실수요 대출이었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작년 말 대비)이 관리 목표 5~6%를 넘어 7.4%(126조3322억원→135조6500억원)에 이르렀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 이후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하나은행은 16일 현재 5.04%(125조3511억원→131조6681억원), 국민은행은 4.37%(161조8557억원→168조9222억원)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한도를 일제히 줄이고 금리도 대폭 올렸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그나마 각각 2.83%(126조2621억원→129조8406억원), 3.9%(130조3528억원→135조4871억원)로 아직 4%를 밑돌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셋값 등이 올라 은행으로선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 증가를 막기에 역부족인 측면이 있다”며 “실수요자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