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나리아제도 라팔마섬에서 19일 화산 분화가 시작됐다. 가정집 수영장으로 용암이 쏟아져 내렸다/영상=유튜브 '가디언' 캡처
스페인 카나리아제도 라팔마섬에서 19일 화산 분화가 시작됐다. 가정집 수영장으로 용암이 쏟아져 내렸다/영상=유튜브 '가디언' 캡처
북아프리카 서쪽에 위치한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라팔마섬에서 50년 만에 화산이 폭발해 주민 1만 명이 긴급 대피했다. 여기에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장관이 "관광객들은 '멋진 쇼'를 보러 오라"고 발언해 뭇매를 맞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레예스 마로토 산업통상관광부 장관은 전날 카날수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라팔마는 안전하다. 관광객들은 섬으로 가서 특이하고 멋진 쇼를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라팔마섬의 화산은 지난 19일 분화를 시작했다. 4개 지역에서 1만여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하는 등 섬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화산재가 섞인 불기둥이 엄청난 굉음을 토해내며 300~500m로 치솟았다. 거대한 강줄기를 이룬 용암은 산에서 흘러 민가와 도로를 불태우면서 이동했다.

현재까지 화산 폭발로 190채 가옥이 파괴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연기하고 라팔마섬을 방문하기도 했다.

스페인 당국은 "용암이 인근 바다와 만나게 되면 추가 폭발과 독성 가스 방출이 이어질 수 있다"며 "구경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