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쓰나미'에 불안한 中경제…'시스템적 위기'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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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1천400억원대 채권이자 완결 못 할 수도…공식 디폴트 '바짝'
리먼급 충격 가능성은 아직 작다지만 실물·금융 걸친 파장 불가피
규제 충격, 코로나 재확산 등 기존 악재 속 '회색 코뿔소'까지 출현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헝다 쓰나미'의 충격파가 중국 경제에 광범위하게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 그래도 당국의 고강도 규제로 인한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 등 민영 부문 위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 현상 등으로 최근 중국에서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회색 코뿔소'에 비유되는 헝다 사태까지 터지며 중국의 경제 불안이 한층 커지게 됐다.
◇ 채무불이행으로 떠밀려가는 '대마'(大馬) 헝다
23일 중국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은 헝다가 달러 채권 이자 8천350만 달러(약 993억원)과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천200만 위안(약 425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날이다.
하지만 이날 헝다가 정상적으로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공식 디폴트 선언에 한 발 더 다가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헝다는 전날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해당 위안화 채권 보유 기관과 '개별 접촉'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런 애매한 표현을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지만 시장에서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헝다가 온전히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고 채권 보유 기관과 협상을 통해 이자 전체 또는 부분 지급 시한을 연장하는 등의 미봉책을 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헝다는 더욱 규모가 큰 8천350만 달러의 달러 채권 이자 지급에 관한 계획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별도로 헝다는 지난 20일로 예정된 일부 은행의 대출 이자를 갚지 못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헝다가 공식 디폴트 사태로 떠밀려가는 거센 강물의 흐름을 돌려놓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방식이 헝다에 관한 새로운 부정적 뉴스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회사의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에 관한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중국 경제 급랭 중 터진 헝다 사태…"내년 성장 5% 방어 어려울 수도"
헝다 사태가 실물과 금융을 넘아들며 중국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헝다는 부동산 산업을 대표하는 민영 기업으로서 중국 전역의 280여개 도시에서 1천300여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약 25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채무 불이행을 넘어 헝다가 파산을 거쳐 청산 단계로 가게 되면 건설사, 자재 공급사 등 8천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가 줄도산하고 수십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견인하는 한편 대규모 고용을 지탱한 '시멘트 경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 여러 부동산 프로젝트가 건설 중인 상태에서 멈춰서면서 많은 분양자가 완공된 집을 넘겨받지 못하는 사회적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유동성 위기는 헝다를 넘어 중국 경제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부동산 업계 전반으로 확산한 상태다.
공교롭게도 헝다 사태는 최근 들어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불거졌다.
중국 경제는 정부의 고강도 부양책에 힘입어 작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뚜렷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인터넷, 사교육,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을 향한 공산당의 '정풍운동'식의 거친 규제로 인한 민영 기업 위축, 산발적인 코로나19 재확산, 원자잿값 급등, 반도체 품귀 등 산업사슬 병목 현상 등의 여파 속에서 최근 중국 경기는 급속히 둔화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18.3%까지 올랐지만 2분기에는 7.9%로 낮아졌고 3분기와 4분기로 갈수록 분기 경제성장률이 더욱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8.3%에서 8.0%로, 6.2%에서 5.3%로 하향 조정했다.
래리 후 매쿼리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부동산 하향 사이클이 내년 성장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 초점이 규제에서 5% 성장을 방어하기 위한 부양 쪽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부채가 350조원대에 달하는 헝다가 디폴트를 넘어 파산 지경에 이르렀을 때 중국의 주요 대형 은행들의 부실 채권 비율이 급증해 중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시스템적 위기'의 발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 "헝다, 중국 경제와 너무 얽혀 '교차 디폴트' 우려"
이처럼 부동산 부문의 위기가 금융 위기를 촉발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헝다 사태가 '중국발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그러나 아직 중국 안팎에서는 헝다 사태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준 리먼 브러더스급 사태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일단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우선 헝다의 전체 부채 중 해외 투자자들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달러 채권의 규모가 약 200억 달러(23조원)으로 전체 헝다의 부채 대비 10% 미만이다.
파산 등 헝다가 최악의 위기를 맞아도 사태의 파장이 대체로 중국 안에 머물고 외부 세계로 곧장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또 중국 은행들의 전체 자산 규모에 비춰봤을 때 최악의 경우 헝다에 빌려둔 채권이 부실채권으로 전락해도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중국 은행권의 전체 자산은 45조 달러(약 5경3200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헝다 사태의 파장이 중국을 넘어 세계 전체 시장에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곧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해 금리 인상 시간표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헝다 사태까지 터지면서 세계 자본·금융시장에서는 안전 자산 선호, 위험 자산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는 등 글로벌 투자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2일(현지시간)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의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이 직접적으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많지 않다"면서도 "중국의 대형 은행들이 크게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 신용 경로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본업인 부동산을 넘어 헝다가 중국에서 금융, 전기차, 헬스케어, 식품, 스포츠 등 문어발식으로 벌여 놓은 사업이 너무 많아 현재 나타난 위기는 빙산의 일각일 뿐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로이터 통신은 "아시아 최대 정크본드(투기등급 회사채) 발행자인 헝다는 중국의 폭넓은 경제와 너무나 얽혀 있어 세계 주식·채권 시장은 헝다의 부채 상환 지연이 소위 '교차 디폴트'를 촉발할 수 있다고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리먼급 충격 가능성은 아직 작다지만 실물·금융 걸친 파장 불가피
규제 충격, 코로나 재확산 등 기존 악재 속 '회색 코뿔소'까지 출현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헝다 쓰나미'의 충격파가 중국 경제에 광범위하게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 그래도 당국의 고강도 규제로 인한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 등 민영 부문 위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 현상 등으로 최근 중국에서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회색 코뿔소'에 비유되는 헝다 사태까지 터지며 중국의 경제 불안이 한층 커지게 됐다.
◇ 채무불이행으로 떠밀려가는 '대마'(大馬) 헝다
23일 중국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은 헝다가 달러 채권 이자 8천350만 달러(약 993억원)과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천200만 위안(약 425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날이다.
하지만 이날 헝다가 정상적으로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공식 디폴트 선언에 한 발 더 다가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헝다는 전날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해당 위안화 채권 보유 기관과 '개별 접촉'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런 애매한 표현을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지만 시장에서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헝다가 온전히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고 채권 보유 기관과 협상을 통해 이자 전체 또는 부분 지급 시한을 연장하는 등의 미봉책을 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헝다는 더욱 규모가 큰 8천350만 달러의 달러 채권 이자 지급에 관한 계획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별도로 헝다는 지난 20일로 예정된 일부 은행의 대출 이자를 갚지 못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헝다가 공식 디폴트 사태로 떠밀려가는 거센 강물의 흐름을 돌려놓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방식이 헝다에 관한 새로운 부정적 뉴스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회사의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에 관한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중국 경제 급랭 중 터진 헝다 사태…"내년 성장 5% 방어 어려울 수도"
헝다 사태가 실물과 금융을 넘아들며 중국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헝다는 부동산 산업을 대표하는 민영 기업으로서 중국 전역의 280여개 도시에서 1천300여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약 25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채무 불이행을 넘어 헝다가 파산을 거쳐 청산 단계로 가게 되면 건설사, 자재 공급사 등 8천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가 줄도산하고 수십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견인하는 한편 대규모 고용을 지탱한 '시멘트 경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 여러 부동산 프로젝트가 건설 중인 상태에서 멈춰서면서 많은 분양자가 완공된 집을 넘겨받지 못하는 사회적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유동성 위기는 헝다를 넘어 중국 경제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부동산 업계 전반으로 확산한 상태다.
공교롭게도 헝다 사태는 최근 들어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불거졌다.
중국 경제는 정부의 고강도 부양책에 힘입어 작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뚜렷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인터넷, 사교육,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을 향한 공산당의 '정풍운동'식의 거친 규제로 인한 민영 기업 위축, 산발적인 코로나19 재확산, 원자잿값 급등, 반도체 품귀 등 산업사슬 병목 현상 등의 여파 속에서 최근 중국 경기는 급속히 둔화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18.3%까지 올랐지만 2분기에는 7.9%로 낮아졌고 3분기와 4분기로 갈수록 분기 경제성장률이 더욱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8.3%에서 8.0%로, 6.2%에서 5.3%로 하향 조정했다.
래리 후 매쿼리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부동산 하향 사이클이 내년 성장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 초점이 규제에서 5% 성장을 방어하기 위한 부양 쪽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부채가 350조원대에 달하는 헝다가 디폴트를 넘어 파산 지경에 이르렀을 때 중국의 주요 대형 은행들의 부실 채권 비율이 급증해 중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시스템적 위기'의 발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 "헝다, 중국 경제와 너무 얽혀 '교차 디폴트' 우려"
이처럼 부동산 부문의 위기가 금융 위기를 촉발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헝다 사태가 '중국발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그러나 아직 중국 안팎에서는 헝다 사태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준 리먼 브러더스급 사태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일단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우선 헝다의 전체 부채 중 해외 투자자들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달러 채권의 규모가 약 200억 달러(23조원)으로 전체 헝다의 부채 대비 10% 미만이다.
파산 등 헝다가 최악의 위기를 맞아도 사태의 파장이 대체로 중국 안에 머물고 외부 세계로 곧장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또 중국 은행들의 전체 자산 규모에 비춰봤을 때 최악의 경우 헝다에 빌려둔 채권이 부실채권으로 전락해도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중국 은행권의 전체 자산은 45조 달러(약 5경3200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헝다 사태의 파장이 중국을 넘어 세계 전체 시장에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곧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작해 금리 인상 시간표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헝다 사태까지 터지면서 세계 자본·금융시장에서는 안전 자산 선호, 위험 자산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는 등 글로벌 투자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2일(현지시간)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의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이 직접적으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많지 않다"면서도 "중국의 대형 은행들이 크게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 신용 경로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본업인 부동산을 넘어 헝다가 중국에서 금융, 전기차, 헬스케어, 식품, 스포츠 등 문어발식으로 벌여 놓은 사업이 너무 많아 현재 나타난 위기는 빙산의 일각일 뿐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로이터 통신은 "아시아 최대 정크본드(투기등급 회사채) 발행자인 헝다는 중국의 폭넓은 경제와 너무나 얽혀 있어 세계 주식·채권 시장은 헝다의 부채 상환 지연이 소위 '교차 디폴트'를 촉발할 수 있다고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