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코인 시장, '헝다 쇼크' 영향 작을 것"
최근 중국 2위 부동산 개발그룹인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가 대두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뿐 아니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흔들렸다.

비트코인은 헝다 쇼크로 지난 22일까지 3일 연속 하락하며 4만 달러선을 밑돌았고, 같은 기간 가상자산 전체 시총은 2조1000억 달러에서 1조8000억 달러로 약 14% 하락했다. 하지만 23일 새벽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하고 당분간 채권매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뉴욕증시와 더불어 비트코인은 상승 반전하며 이날 현재 4만4000달러선(한화 5400만 원대)을 회복했다.

SK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헝다 이슈가 코인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를 봤을 때 예의주시해야 할 이슈는 맞지만 당장 헝다 사태만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이같은 판단의 근거로 △가상자산 시장 내 중국의 영향력 약화 △테더(Tether)의 헝다그룹 회사채 보유 루머 등 두 가지를 꼽았다.

한 연구원은 "중국은 정부를 중심으로 은행과 핀테크 기업을 압박해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와 채굴을 금지하면서 현지 채굴기업의 90%가 폐쇄하거나 해외로 이전했다"며 "가상자산 시장에서 최근 중국의 영향력은 많이 약해졌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기업인 헝다그룹의 위기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도 작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인 USDT의 발행사 테더가 헝다그룹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소식도 가상자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며 "이는 확인된 바 없는 루머에 가까운 소식(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내용은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 사이온에셋매니지먼트 창업자가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하면서 확산됐다.

한 연구원은 다만 헝다 사태가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헝다 사태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면 가상자산 역시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향후 예의주시해야 할 이슈임에는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 역시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실시 임박과 중국 헝다그룹 파산 가능성 등으로 커진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선제적 위기 대응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헝다 사태 관련 "신흥국발 위험 요인도 주의 깊게 점검하면서 대비해야 한다"며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와 그에 따른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국 헝다그룹과 같은 시장불안 요인이 갑작스럽게 불거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이지영 블루밍비트 기자 jeeyoung@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