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신과함께', '이태원클라스', 최근의 '오징어게임'까지 웹툰, 웹소설, 게임 등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드라마나 영화가 이제 너무 익숙합니다. 1980~90년대는 미국, 일본 등에서 IP를 가져와 한국에서 방영하는 만화, 게임 등이 주를 이뤘으나 이제는 웹툰, 노래, 영화, 게임 할 것 없이 한국의 문화 컨텐츠가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을 사로잡은 디앤씨미디어(263720)의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이나 데브시스터즈(194480)의 게임 ‘쿠키런’도 일본, 중국 시장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쿠키런은 SEGA의 소닉과 협업한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 영향력 있는 IP를 보유한 회사들은 어떤 회사들이 있을까요. 포켓몬의 닌텐도(7974), 위닝일레븐의 코나미(9766), 소닉의 세가새미(6460)등과 함께 일본 내 최대 IP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 반다이남코홀딩스(7832)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시가총액 약 21조원에 거래되고 있는 반다이남코는 건담, 드래곤볼, 세일러문 등 연속 성공을 거두며 일본의 대표적 캐릭터프랜차이즈 업체가 된 반다이(애니매이션, 장난감, 완구 주력)와 놀이동산에 간단한 놀이기구를 설치하는 비즈니스로 시작해 갤럭시안, 팩맨 등 아케이드 게임의 제국을 이룬 남코(게임 주력)가 2005년 합병함으로써 일본 최대 IP보유 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아래의 표와 같이 반다이남코의 보유 IP 중에는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본의 디즈니도 가능"…반다이남코 홀딩스 주목하는 이유[지민홍의 일본주식 가이드]
반다이남코의 사업부는 크게 다섯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매출액 기여도 순서대로 나열하면 Toy & Hobby 사업(약 45%), 네트워크엔터테이먼트 사업(약 37%), 리얼엔터테인먼트 사업(약 11%), 영상음악프로듀싱 사업(약 5%), IP 크리에이션 사업(약 4%)로 구성됩니다.

사업부 별로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결국, 사업부가 유기적으로 새로운 컨텐츠나 IP를 기획·개발해 장난감, 피규어, 의류 등 상품의 형태로 만들고 있습니다. IP가치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플랫폼(드라마, 영화, 게임 등)으로의 사업확장이 업의 본질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반다이남코와 무관한 IP들의 마케팅과 제품화 하는 비즈니스도 영위하면서 일본 캐릭터 산업에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일본의 디즈니도 가능"…반다이남코 홀딩스 주목하는 이유[지민홍의 일본주식 가이드]
2005년 반다이와 남코의 합병 후 시너지는 급격히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회사의 문화가 달랐고 게임과 완구라는 결합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는데 약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던 겁니다. 이후 아래의 표와 같이 실적은 매년 성장해 왔지만 2017년부터 다시 매출 성장의 정체기를 맞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IP의 확장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요괴워치 이후 메가 히트작이 부재하고, 여전히 매출상위 IP들은 기존 작품들입니다.

아케이드 게임 사업은 코로나사태 이후 일본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직격탄을 맞고, 사업은 점차 축소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예전 골목골목 있었던 ‘오락실’은 사진 속 추억으로만 남게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일본의 디즈니도 가능"…반다이남코 홀딩스 주목하는 이유[지민홍의 일본주식 가이드]
하지만 디즈니를 보며 반다이남코의 가능성을 눈 여겨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 들어 디즈니는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등 굵직한 회사들의 인수합병에 나서며 컨텐츠 제국를 이루었고, 디즈니플러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친숙하고 파워풀한 스테디셀러 IP를 많이 보유한다는 것은 회사의 꾸준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는 향후 새로운 IP 인수, 신규사업 진출 등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VR, AR, XR 기기)는 빠른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상현실 게임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와 관련 장비 보급의 확대가 이뤄지면 보유 IP를 활용한 게임 등으로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루어 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업사이드가 살아 있는 안정적인 회사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지민홍 신한금융투자 한남동PWM센터 PB팀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