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 측정장비 갖춘 컨테이너 마련…내년 시험 가동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대비 이동식 방사능 분석실 구축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이동식 방사능 분석실을 구축한다.

KIOST는 먼바다에서도 해수 방사능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지금은 먼바다에서 해수를 채취해와 육상에 있는 실험실에서 방사능을 측정해야 해 검사 결과를 얻으려면 최소 1주일가량 기다려야 한다.

가까운 바다에서 해수를 떠와도 최소 2∼3일가량 걸린다.

일본이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배출하면 그 농도와 이동 경로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KIOST는 이에 따라 컨테이너에 방사능 측정 장비를 탑재한 이동식 분석실을 만든 뒤 배에 싣고 먼바다로 나가 현장에서 곧바로 방사능을 측정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8억∼10억원을 들여 컨테이너 분석실을 만든 뒤 내년부터 시험 가동할 예정이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대비 이동식 방사능 분석실 구축
배는 KIOST 해양조사선 '이사부호'를 최대한 활용하고, 필요하면 다른 배를 빌릴 계획이다.

KIOST는 이와 별도로 개발 중인 태평양 해수 순환 예측 모델을 내년부터 시험 가동할 예정이어서 이동식 컨테이너 분석실 운영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KIOST 관계자는 "실제 바닷물을 채취해서 검사한 결과를 축적하면 해수 순환 예측 모델을 정교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본이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배출하기 전까지 시스템을 계속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관계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한다는 계획을 담은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을 결정했다.

배출 전에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으로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지만 삼중수소(트리튬)는 걸러내지 못하므로 물을 섞어 농도를 낮춘 뒤 방출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승인 등이 필요하므로 실제 방출까지는 2년 정도 걸릴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