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자산을 5000억원 넘게 보유해 전통 자산가치주로 여겨지던 퍼시스가 관계사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성장주로 거듭나고 있다. 베트남에 생산시설 확대를 추진 중이어서 수출을 통한 수익성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전통 자산주' 퍼시스, 성장주로 변신
23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퍼시스에 대해 “안정적인 재무구조에 더해 성장폭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현 주가보다 28%가량 높은 5만원으로 제시했다. 퍼시스는 올 들어 주가가 34% 올랐다.

사무용 가구를 주로 제작하는 퍼시스는 퍼시스를 비롯해 일룸·시디즈 등을 관계사로 두고, 이들의 생산시설을 보유한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 그룹 관계사의 실적이 증가할수록 공급량이 늘어나는 구조다.

최근 일룸의 사무환경 및 라이프스타일 가구 브랜드인 ‘데스커’가 고성장 국면에 들어서면서 퍼시스도 수혜를 보고 있다. 데스커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0~120%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퍼시스가 일룸에 공급하는 규모는 작년 기준 매출의 18.4%에 달한다. 일룸이 외형 성장을 이루면서 퍼시스의 공급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퍼시스는 지난 2분기 기준 순현금 2216억원에 장기금융자산 1447억원, 투자부동산 438억원, 자사주 906억원어치를 보유해 현금성 자산만 5007억원에 달한다. 퍼시스 시가총액(4445억원)보다 커 자산가치주로 여겨진다.

최근엔 긍정적인 실적 흐름에 수출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성장성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정홍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본사 계약 비중이 확대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3분기에도 상황이 좋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는데 저가 제품군의 원가 절감과 수출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