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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서만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그라펜에그(2일·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4일), 본(5일·독일), 헨트(6일·벨기에), 암스테르담(7일·네덜란드), 루체른(9~10일·스위스), 프라하(12~13일·체코)를 돌며 잇따라 연주회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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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다른 거장들에 비해 블롬슈테트가 빈 필의 포디엄에 서는 것은 무척 늦었습니다. 83세 때인 2011년에 처음으로 빈 필을 지휘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그 어떤 지휘자보다도 열정적으로 빈 필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거장 지휘자의 노익장에 주목한 유럽 언론들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전하기 바쁜 모습입니다. 독일 도이체벨레는 "세계 최고령 지휘자가 여전히 음악에서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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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삶이 팍팍하지만, 인간 영혼의 깊숙한 곳으로 빛을 비추는 위대한 음악으로 구원과 치유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게 블롬슈테트의 생각입니다. 어둠 속에서 인간은 빛을 필요로 하고, 음악은 그 어떤 예술보다도 어두운 영혼을 밝히는 역할을 잘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유럽 주요 언론들도 블롬슈테트를 "폭군이 아닌,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마음으로 따르는 지휘자"라고 평하며 그의 음악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찬사가 우러나온다고 격찬했습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