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먼 JP모건 CEO. 사진=AP
다이먼 JP모건 CEO. 사진=AP
미국 월가에서 대형 은행 수장들의 장기 집권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은행들의 주가 수익률이 200% 내외에 달하면서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0년간 미국 대형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특정 스캔들 등으로 인해 사임을 강요받지 않는 이상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며 장기집권 흐름에 대해 보도했다.

CEO가 금융상품 강매 등 사기성 판매 스캔들(웰스파고)이나 미 화장품 기업 레블론과의 송금오류소송 패소(씨티그룹)로 조기 퇴임한 특정 사례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은행 수장들은 통제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가에서 최장기 재임기간을 기록 중인 CEO는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이다. 그는 2006년부터 15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는데, 동기간 JP모간의 주가 수익률은 무려 284.9%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먼의 뒤를 이은 장기 집권 CEO는 BofA의 브라이언 모이니한과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만이다. 두 사람 모두 2010년부터 11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기간 동안 BofA와 모건스탠리의 주가 실적은 각각 156.8%, 217.6%를 기록했다.
출처=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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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사람의 재임 기간은 미국 기업의 전반적인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리서치기업 콘퍼런스보드 자료에 의하면 러셀3000지수에 편입된 금융기업 CEO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2017년 15년미만에서 2020년 7년으로 절반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수장의 장기 집권에는 분명한 이점이 존재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월가의 대형 은행들의 경우 규모가 너무 커서 단기에 조직을 장악해 관리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이로 인해 월가가 다른 미국 기업들에 비해 인재 다양성 측면에서 뒤처지는 이유로도 꼽힌다. 올해 초 씨티그룹의 새 CEO에 오른 제인 프레이저는 미국 주요 은행 역사상 최초의 여성 수장으로 꼽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