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기준금리 인상 및 자산매입 축소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시장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앞서 미국 중앙은행(Fed)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올 11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발표를 시사했다. 미국에 이어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유동성을 거두어들이는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위원회(MPC)는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0.1%로 동결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영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3월10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25%로 내렸고 9일 만에 추가로 인하했다. 그 결과 사상 최저 금리를 1년 반 동안 이어왔다. 영란은행은 자산매입 규모도 현재 수준(8750억파운드)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영란은행은 3분기 영국 경제성장률을 지난달(2.9%)보다 낮은 2.1%로 하향 조정했다. 공급망 교란 등이 반영됐다. 또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라 올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의 두 배인 4% 수준일 것이라고 봤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영란은행이 자산매입 축소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MC 위원 9명 전원이 자산 매입을 종료하기 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만장일치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이들 중 2명은 자산 매입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2월 영란은행이 금리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당초 전문가들은 영국의 금리인상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예상해 왔다.

영국 내셔널웨스트민스터마켓의 테오 채프살리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MPC를 볼 때 11월 회의에서 중요한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HSBC자산운용의 후세인 메흐디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긴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여러 변수 때문에 영란은행이 현재 관망하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