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선물 받는 모습 떠올리면 씁쓸"
네티즌 "인류애가 사라진다" 분노
네이트판에는 24일 '경비원한테 유통기한 지난 쓰레기 선물세트 주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경비원의 자녀라고 소개한 작성자 A 씨는 "아버지가 오랜 시간 동안 외국과 무역을 하는 등 사업체를 경영하다가 은퇴 후 가만히 계시는 성격이 못되셔서 경비원 일을 하신 지 수년이 됐다"고 적었다.
그는 "경비원에게 유통기한 지난 쓰레기를 먹으라고 주거나 자긴 쓰기 싫고 버리기 아까운 거 생색낼 겸 준다는 얘기를 들어만 보시지 않았느냐"며 "그간 유통기한 지난 코코아 가루, 화장품 등을 소소하게 몇 번 받아오시긴 했는데 오늘 너무 충격받아 글을 쓴다"고 했다.
그러면서 A 씨는 경비원 아버지가 받아온 2개의 선물세트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선물세트들은 유통기한이 4년가량 지나 있었으며 특히 햄의 경우 곰팡이로 뒤덮여 캔이 부식된 모습까지 보였다. A 씨는 "딱 봐도 상자 겉면이 많이 긁히고 곰팡이가 보이길래 열어봤더니 스티커는 이미 개봉하여 잘려있고 상자 안쪽이 온통 곰팡이다"라며 "아버지께 물어보진 않았지만 같은 사람이 (선물세트를) 줬을 것 같다"라고 한탄했다.
이어 "요즘 배울 만큼 배우시고 소일거리로 경비원 하시는 분이 많다. 저런 쓰레기를 받아 기분 나빠도 말 안 하고 그냥 버린다"라며 "혹여 못 배우시고 정말 절박한 생계로 하시는가 해도 뭘 모를 것 같다고 이런 쓰레기를 주면 안 되지 않느냐"고 분노했다.
그는 "경비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노인분들이라 저런 상한 거 드시고 탈 나서 잘못되면 어쩌려고 저딴 쓰레기를 선물이라고 주느냐"며 "아빠가 선물 들어왔다고 무거우니 집에 가져가 달라고 해서 제가 받아왔는데 너무 어이없고 화나고 씁쓸하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내용물은 모른 체 웃으면서 고맙다고 인사했을 아빠 생각하니 너무 화난다"며 "누가 줬는지 물어서 눈앞에 다 집어 던지고 싶다"라고 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아파트에 대자보를 붙여야 할 정도", "기가 막힌다. 쓰레기 같은 인간 찾아가서 다시 돌려줘라", "우리 부모님이 저런 거 받아오면 너무 속상할 것 같다", "고마워하셨을 아버님 생각하니 열이 받는다"는 등 대부분 네티즌이 작성자의 분노에 공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