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사-대-과-차-부’를 쓰십니까[삼정 KPMG CFO Lou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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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FO insight]
박형철 삼정KPMG 전략컨설팅그룹 부대표
박형철 삼정KPMG 전략컨설팅그룹 부대표
한국에 진출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와 만나면 꼭 질문하는 것이 있다. 바로 ‘사-대-과-차-부(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가 무엇인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이다. 신임 CEO는 이를 이해하기 위해 질문하고, 부임 후 시간이 지난 CEO는 직급제도 존속여부를 고민하며 물어본다.
‘사-대-과-차-부’는 일본 기업의 관행에서 유래된 것임에도, 많은 외국인들은 이를 ‘한국식 호칭(Korean Title)’이란 명칭까지 붙이며 매우 어색하게 여긴다. 외국인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경영자들의 눈에도 이 같은 직급 제도는 요즘엔 더이상 '어울리지 않는 옷'으로 간주되고 있다. 실제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도 최근 3~4년 사이 비임원 직급을 3~4단계로 축소하고, 호칭을 다변화하고 있다. 전 직급에 걸쳐 프로, 매니저, 님 등의 단일 호칭으로 전환한 기업들도 있고, 개개인의 닉네임을 회사 내 공식 호칭으로 사용하는 기업들도 생겨났다. 규모가 큰 기업들은 ‘선임-책임-수석’ 등의 역량단계, 혹은 ‘주니어-시니어’ 등의 경력단계, ‘담당-파트장–팀장’ 등의 역할단계 구분에 기반한 호칭체계로 전환하는 추세다.
왜 ‘사-대-과-차-부’ 체계는 외국 경영자들의 눈에는 낯설고, 한국 경영자들의 눈에도 더 이상 유효하기 않게 인식되기 시작했을까. 사-대-과-차-부는 직책, 직급, 직위 의미를 모두 혼동하여 담고 있다. ‘과(課)’, ‘부(部)’ 와 같은 조직단위에 대응한 직책의 의미도 있고, 급여수준의 단계를 결정하는 직급 혹은 세부 직급의 단위로 쓰여 조직 내 개인의 위계나 서열을 나타낸다. 경영환경이 변함에 따라 조직관리 방식도 예전과는 달라지면서 ‘사-대-과-차-부’는 직책, 직급, 직위 3가지 측면 모두에서 더 이상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국내 다수의 기업들이 ‘팀’제로 전환 중이다. 팀제에선, 더 이상 ‘과(課)’ 도 ‘부(部)’도 없다. 즉 과장도 부장도 직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팀원, 팀장, 부문, 본부, 그룹 등의 팀 이상의 상위 조직이 있다면 본부장, 부문장, 그룹장 등이 존재한다. 굳이 존재하지도 않는 직책을 익숙함을 이유로 계속 호칭으로 사용하거나 보상 직급으로 사용하는 것이 많은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관리자의 책임경영, 직원의 전문성과 경력개발에 혼선을 준다.
호칭은 사회적 신분보다도 그 사람이 하는 일의 영역, 그 사람이 맡은 조직관리 권한과 책임의 정도를 나타내 주는 역할이 우선이다. ‘김 부장’이 시사하는 바는 대략 40대 중반~50대 초반이라는 나이 정도나 짐작하게 해 줄뿐, 아무런 정보도 주지 못한다. 반면 ‘마케팅기획팀장’ 이란 호칭은 마케팅에 전문성을 가지고, 팀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분명한 정보를 제공한다. 서구기업에서의 대부분 호칭은 당사자의 이름이나, 직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기업들은 근속이나 연공에 근거한 보상 보다는, 역량수준이나 맡은 직무에 근거한 보상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직무평가나 역량평가 결과, 혹은 역할 구분을 근거로 체계적 보상단계(pay grade), 즉 직급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 직무가치평가를 근거로 직급을 만들 경우, 직급 단계의 수는 기업의 특성과 전략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직급별 호칭은 굳이 부여할 이유가 없다. 역량을 근거로 하는 경우, 선임, 책임, 수석 등의 역량단계를 나타내는 호칭이 적합하다. 역할을 근거로 하는 경우엔 조직 내 전사적으로 가장 빈번한 업무에 따른 책임과 권한 단계를 구분해 ‘담당–파트장–팀장‘과 같은 역할을 의미하는 호칭체계가 적합하다.
혁신과 빠른 시장 대응을 위해 글로벌 혁신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수평적 조직구조로 전환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확산시키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이미 팀제로 전환한 기업들이, 굳이 팀장과 팀원이라는 명확한 2단계의 위계 외에 직책과도 직급과도 연계가 분명치 않은 대리, 과장, 차장과 같은 위계를 팀 내에 두는 것은 ‘신속한 의사결정 및 실행’, ‘팀원 각자의 전문성에 근거한 협업’ 이라는 팀의 근본 취지에 어긋나고 업무 효율성도 저하시킨다.
국내 일부 기업의 경우 ‘사-대-과-차-부’ 폐지 후 구성원들이 불편해하고 외부 고객응대에 체면이 서지 않는다며 다시 회귀하는 사례도 있다. 모 소매 판매기업의 경우 영업상 이유로 이사, 상무 등과 같은 호칭 인플레이션이 심한 상태에서 호칭을 매니저로 통일하자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하지만 인사부서의 분석결과 이사나 상무 호칭을 사용하는 영업사원과, 대리나 과장을 사용하는 영업사원의 판매성과는 유의미한 차이가 크지 않았고, 이를 근거로 직원들 설득해 호칭 단일화를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나아가 직급체계를 역할구분을 근거로 2단계로 단순화하며 인사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해당 사례에서 보듯, 새로운 호칭체계 도입 후 다시 사-대-과-차-부로 회귀한 경우, 새로운 호칭과 직급체계의 문제 보다는 변화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들은 4차산업혁명 시대 빠른 시장대응, 권한위임을 통한 신속한 구성원 육성, 수평적 조직문화를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팀제의 일상화, 직무·역할 전문화 등 주요 변화 트렌드를 고려해 기존 호칭체계와 직급체계에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사-대-과-차-부와 같은 기존 호칭체계와 다단계 직급체계는 더이상 한국 기업과 구성원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사-대-과-차-부’는 일본 기업의 관행에서 유래된 것임에도, 많은 외국인들은 이를 ‘한국식 호칭(Korean Title)’이란 명칭까지 붙이며 매우 어색하게 여긴다. 외국인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경영자들의 눈에도 이 같은 직급 제도는 요즘엔 더이상 '어울리지 않는 옷'으로 간주되고 있다. 실제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도 최근 3~4년 사이 비임원 직급을 3~4단계로 축소하고, 호칭을 다변화하고 있다. 전 직급에 걸쳐 프로, 매니저, 님 등의 단일 호칭으로 전환한 기업들도 있고, 개개인의 닉네임을 회사 내 공식 호칭으로 사용하는 기업들도 생겨났다. 규모가 큰 기업들은 ‘선임-책임-수석’ 등의 역량단계, 혹은 ‘주니어-시니어’ 등의 경력단계, ‘담당-파트장–팀장’ 등의 역할단계 구분에 기반한 호칭체계로 전환하는 추세다.
왜 ‘사-대-과-차-부’ 체계는 외국 경영자들의 눈에는 낯설고, 한국 경영자들의 눈에도 더 이상 유효하기 않게 인식되기 시작했을까. 사-대-과-차-부는 직책, 직급, 직위 의미를 모두 혼동하여 담고 있다. ‘과(課)’, ‘부(部)’ 와 같은 조직단위에 대응한 직책의 의미도 있고, 급여수준의 단계를 결정하는 직급 혹은 세부 직급의 단위로 쓰여 조직 내 개인의 위계나 서열을 나타낸다. 경영환경이 변함에 따라 조직관리 방식도 예전과는 달라지면서 ‘사-대-과-차-부’는 직책, 직급, 직위 3가지 측면 모두에서 더 이상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국내 다수의 기업들이 ‘팀’제로 전환 중이다. 팀제에선, 더 이상 ‘과(課)’ 도 ‘부(部)’도 없다. 즉 과장도 부장도 직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팀원, 팀장, 부문, 본부, 그룹 등의 팀 이상의 상위 조직이 있다면 본부장, 부문장, 그룹장 등이 존재한다. 굳이 존재하지도 않는 직책을 익숙함을 이유로 계속 호칭으로 사용하거나 보상 직급으로 사용하는 것이 많은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관리자의 책임경영, 직원의 전문성과 경력개발에 혼선을 준다.
호칭은 사회적 신분보다도 그 사람이 하는 일의 영역, 그 사람이 맡은 조직관리 권한과 책임의 정도를 나타내 주는 역할이 우선이다. ‘김 부장’이 시사하는 바는 대략 40대 중반~50대 초반이라는 나이 정도나 짐작하게 해 줄뿐, 아무런 정보도 주지 못한다. 반면 ‘마케팅기획팀장’ 이란 호칭은 마케팅에 전문성을 가지고, 팀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분명한 정보를 제공한다. 서구기업에서의 대부분 호칭은 당사자의 이름이나, 직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기업들은 근속이나 연공에 근거한 보상 보다는, 역량수준이나 맡은 직무에 근거한 보상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직무평가나 역량평가 결과, 혹은 역할 구분을 근거로 체계적 보상단계(pay grade), 즉 직급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 직무가치평가를 근거로 직급을 만들 경우, 직급 단계의 수는 기업의 특성과 전략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직급별 호칭은 굳이 부여할 이유가 없다. 역량을 근거로 하는 경우, 선임, 책임, 수석 등의 역량단계를 나타내는 호칭이 적합하다. 역할을 근거로 하는 경우엔 조직 내 전사적으로 가장 빈번한 업무에 따른 책임과 권한 단계를 구분해 ‘담당–파트장–팀장‘과 같은 역할을 의미하는 호칭체계가 적합하다.
혁신과 빠른 시장 대응을 위해 글로벌 혁신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수평적 조직구조로 전환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확산시키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이미 팀제로 전환한 기업들이, 굳이 팀장과 팀원이라는 명확한 2단계의 위계 외에 직책과도 직급과도 연계가 분명치 않은 대리, 과장, 차장과 같은 위계를 팀 내에 두는 것은 ‘신속한 의사결정 및 실행’, ‘팀원 각자의 전문성에 근거한 협업’ 이라는 팀의 근본 취지에 어긋나고 업무 효율성도 저하시킨다.
국내 일부 기업의 경우 ‘사-대-과-차-부’ 폐지 후 구성원들이 불편해하고 외부 고객응대에 체면이 서지 않는다며 다시 회귀하는 사례도 있다. 모 소매 판매기업의 경우 영업상 이유로 이사, 상무 등과 같은 호칭 인플레이션이 심한 상태에서 호칭을 매니저로 통일하자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하지만 인사부서의 분석결과 이사나 상무 호칭을 사용하는 영업사원과, 대리나 과장을 사용하는 영업사원의 판매성과는 유의미한 차이가 크지 않았고, 이를 근거로 직원들 설득해 호칭 단일화를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나아가 직급체계를 역할구분을 근거로 2단계로 단순화하며 인사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해당 사례에서 보듯, 새로운 호칭체계 도입 후 다시 사-대-과-차-부로 회귀한 경우, 새로운 호칭과 직급체계의 문제 보다는 변화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들은 4차산업혁명 시대 빠른 시장대응, 권한위임을 통한 신속한 구성원 육성, 수평적 조직문화를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팀제의 일상화, 직무·역할 전문화 등 주요 변화 트렌드를 고려해 기존 호칭체계와 직급체계에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사-대-과-차-부와 같은 기존 호칭체계와 다단계 직급체계는 더이상 한국 기업과 구성원에게 어울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