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여수 해저터널 뚫린다…1시간20분 거리 10분으로 단축
남해~여수 해저터널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함에 따라 지역균형 및 서남해안권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장충남 남해군수가 지난 10일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남해~여수 해저터널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남해군 제공
장충남 남해군수가 지난 10일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남해~여수 해저터널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남해군 제공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제5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어 국도와 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 후보 사업의 일괄 예비 타당성조사 결과를 심의·의결했다. 총 117개 도로 신설·확장·개량사업을 대상으로 종합평가 0.5 이상 획득한 38개 사업이 타당성을 확보해 예타를 통과했다.

평가 결과 남해~여수 해저터널(국도 77호선) 건설을 위한 6824억원 투입 계획이 포함됐다. 경남 남해군 서면에서 전남 여수시 상암동을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이 사업은 해저터널 7.31㎞ 길이다.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1998년 남해안관광벨트사업 ‘한려대교’ 건설 계획으로 시작됐다. 지난 20여 년간 경상남도와 전라남도가 오랫동안 건의해왔으나 경제성 부족으로 네 차례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동안 예비타당성조사는 경제성 논리에 따라 전국의 교통량이 많고 경제성이 충분한 도로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됐고, 그 결과 도로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이 수도권에만 집중됐다.

정부가 예전과 달리 경제성 논리보다 지역불균형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비수도권 지역의 예비타당성조사 평가 가중치를 변경(경제성 5% 감소, 지역균형 5% 증가)해 남해~여수 해저터널사업의 예타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

당초 해상교량건설계획에서 사업비가 적은 해저터널로 변경해 경제성이 대폭 상향됐지만, 경제성 외에 정책성과 지역균형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과거 어느 때보다 경상남도와 전라남도는 적극적으로 공동 대응했다.

남해군과 여수시는 경남과 전남에 각각 있지만 해로 거리가 5㎞로,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으로 볼 수 있다. 실제 1970년대까지 남해군과 여수시를 운행하던 여객선 ‘금남호’로 15분 만에 양 지역 간 이동이 가능했다. 그러나 1973년 남해대교 개통과 함께 여객선이 사라졌고, 현재는 광양시로 우회해 1시간 이상 걸린다.

국도 77호선 마지막 미연결 구간인 남해~여수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남해안 해안을 따라 동서 방향 광역교통축이 형성된다. 이동 시간도 현재 1시간20분에서 단 10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남해군과 여수시는 30분대 공동생활권이 가능해지며, 동해~남해~서해안 U자형 교통망 구축 및 남해안 관광벨트 완성으로 여수 등 전남 동부권의 연간 관광객 4000만 명과 남해 등 경남 서부권의 연간 관광객 3000만 명이 합쳐져 관광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남해군은 20분 내에 여수시의 공항과 고속철도(KTX)를 이용할 수 있어 수도권과 전국에서 남해안을 방문한 관광객이 남해~여수 해저터널을 지나 남해안 곳곳을 여행할 수 있게 된다.

윤인국 경상남도 미래전략국장은 “2029년 여수~남해 해저터널 개통 시기에 맞춰 서남해안권 발전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