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으로 스마트폰 포장이 날로 단출해지고 있다. 불필요한 전자제품 구성품과 포장재를 줄이려는 시도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제품 상자(사진)를 스마트폰 기기, 유심분리핀, USB 커넥터로만 구성했다. 충전기 플러그와 번들(기본 제공) 이어폰은 넣지 않았다. 플래그십(최상급 기종) 스마트폰에 각종 액세서리 구성품을 묶어 넣던 기존과는 사뭇 다른 움직임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8월 갤럭시노트20 시리즈 미국판 구성부터 유선 이어폰을 제외했다. 올해 초 갤럭시S21을 내놨을 때는 한국판 구성에서도 충전기와 이어폰을 뺐다. 미사용 폐기물이 늘어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무선 이어폰을 선호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번들 이어폰은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장이 나지 않는 한 계속 쓸 수 있는 충전기도 마찬가지다.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 포장도 날로 간소해지고 있다. 상자에 쓰인 내부 자석을 없애고, USB 커넥터를 묶는 소재는 플라스틱 대신 종이로 바꾸는 식이다. 플라스틱이었던 상자 안 포장재는 재생 소재인 펄프 몰드로 바꿨다. 박스는 골판지로 만들고 포장 구조도 단순해졌다.

이 덕에 올초 출시한 갤럭시S21 포장은 5년 전 나온 갤럭시S7 포장에 비해 플라스틱이 96% 덜 들어갔다. 패키지 하나당 발생하는 폐기물은 49%, 종이 소모량은 42% 줄었다. 이를 통해 연간 나무 4만4802그루를 보호하는 효과를 냈다. 제품 소재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갤럭시Z폴드3엔 전력을 기존보다 덜 쓰는 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에코스퀘어 OLED’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