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운임이 지난 5월 이후 20주 연속 상승하며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수출 관문인 부산항 물동량도 급증하면서 내년 초까지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고(高)운임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지난 24일 4643.79를 기록했다. 지난 17일(4622.51) 대비 21.28포인트 상승했다. 2009년 10월(당시 기준 1000) SCFI가 집계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9월만 해도 SCFI는 1000선에 머물렀지만 이후 급격히 상승하면서 1년 새 네 배 넘게 치솟았다. 올 들어서만 62% 올랐다. 특히 지난 5월부터는 한 주도 빼지 않고 20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보복소비’ 증가로 물동량은 늘어나는데 세계 주요 항만의 적체 현상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미국 주요 항만청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나 물류대란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중국의 주요 항구인 닝보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터미널이 2주가량 봉쇄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항만의 하역작업이 지체되면서 컨테이너선이 도착한 뒤에도 평균 10~14일 정도 대기한 다음 물건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컨테이너 물동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부산항도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올 8월까지 누적된 물동량은 1521만2879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 부산항 목표 물동량인 2270만TEU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역대 최다 기록인 2199만2000TEU를 뛰어넘는 수치다.

수출 기업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달 초 수출입은행 조사 결과 수출 기업 10곳 중 약 7곳(조사 대상 523개사 중 66.9%)이 해운 운임 상승으로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