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 널려있었는데 반년 만에 2억 뛰었다…'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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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 아파트값, 올 들어 20% 이상 상승
9월 현재 아파트 거래량, 작년 이미 넘어
2019년 공급과잉·청약 변경으로 미분양 2600가구 넘어
올들어 아파트들 수억원씩 급등…미분양 131가구 불과
"시세 보다 낮은 분양 아파트에 관심"
9월 현재 아파트 거래량, 작년 이미 넘어
2019년 공급과잉·청약 변경으로 미분양 2600가구 넘어
올들어 아파트들 수억원씩 급등…미분양 131가구 불과
"시세 보다 낮은 분양 아파트에 관심"
친정 아버지가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에서 일하다 퇴직한 김모씨는 지역 토박이다. 신혼집은 수원에서 마련했지만, 2년 전 아이를 낳으면서 평택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지역의 옛 모습을 기억하고 있던 탓이었을까? 집값이 너무 높다는 생각과 함께 미분양 아파트까지 널려 있다보니 내 집 마련이 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아파트 청약 1순위 당첨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미분양이 넘쳤던 경기도 평택시가 반전을 맞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 늘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한편, 아파트 청약열기도 부쩍 뜨거워졌다. 1차부터 차례로 아파트가 공급되는 신도시급 브랜드 단지의 경우 이를 고스란히 실감할 수 있다. 김 씨가 전세로 살고 있는 '평택 지제역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도 이러한 경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2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5억6300만원에 매매됐다. 올해초 3억7000만~3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2억원가량이 오른 셈이다. 최근 나온 매물들의 호가는 6억원에 육박한다. 작년말 후분양으로 공급됐던 '평택지제역 동문굿모닝힐 맘시티 3단지'(1134가구)도 시세가 올랐다.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됐는데, 등기가 완료돼 거래가 가능한 분양권의 웃돈은 1억5000만원가량 붙었다.
현지에서는 작년말부터 지역 세입자와 외지 투자자 등이 섞여 수요자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한다. 전셋값이 상승하고 화성 동탄2신도시, 오산 등에서 집값이 상승하면서 평택도 상승대열에 합류했다는 설명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평택시의 누적 집값 상승률은 20.4%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기간 4.4%인 것과 비교하면 4배가 넘는 수준이다. 고덕동의 A공인중개사는 "작년초만 하더라도 고덕국제신도시나 지제역 주변, 동삭동 자이 아파트 정도만 주목을 받았었다"며 "올해들어 전방위로 찾는 수요가 늘면서 집값도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지역의 중대형 아파트는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넘었고, 전용 84㎡의 경우 9억원을 웃돌고 있다. 고덕면 '평택고덕 파라곤'은 전용 110㎡가 지난달 11억원에 거래됐고, 84㎡는 이달들어 9억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고덕국제신도시 제일풍경채 또한 전용 99㎡가 지난 4일 11억2500만원에 매매됐고, 84㎡는 9억1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최근들어 상승세를 더하고 있다. 최근 한두달새 용이동과 동삭동, 세교동 일대에서도 6억~7억원대에 신고가가 단지마다 골고루 나오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에서는 집값이 상승하면서 매물이 들어가고 있지만, 평택은 그렇지 않다. 아파트가 워낙 많다보니 거래가 활발하다. 실제 평택시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부쩍 늘었다.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9월 현재까지 평택시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198건으로 지난해 전체 거래량(1만111건)을 넘었다. 매달 1000건 이상의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 현재까지 누적 거래량이 1만건을 넘는 지역은 수원시와 평택시가 유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청약에는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1순위에서 568가구를 모집한 ‘평택지제역자이’에는 1만7323명이 접수했다. 평균경쟁률 30.5대 1를 나타냈다. 대표적 평형인 전용 84㎡A의 분양가는 4억8000만원대였다. 2개월 만에 나오는 신규 분양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동문건설이 공급하는 '평택 지제역 동문 디 이스트'(741가구)로 내달 6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선정은 분양 물량 중 75%는 가점, 25%는 추첨으로 뽑는다.
통복동 고평지구에서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가 임차인을 모집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인 '평택역 SK뷰'에도 지원자들이 몰렸다. 1235가구에 대한 임차인을 모집하는데 4740명이 지원해 평균 3.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평택 시장에 긍정적 평가만 있는 건 아니다. 이번 상승장도 외지인 수요 때문에 발생하는 거품이 아니겠느냐라는 분석이 있다. 평택 내에 여전히 주택을 공급할 부지가 많이 남아 있다는 점도 거품론에 힘을 싣고 있다. 한편 평택은 교통망과 함께 개발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지제역은 지하철 1호선과 SRT를 이용할 수 있다. 강남 수서까지 20분대면 이동 가능하다. 경부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 1번국도, 45번국도 등 광역 도로망은 이미 갖춰져 있다. 국철 1호선 서정리역에서 평택 지제역까지 총 연장 9.4km를 잇는 수원발 KTX 직결사업과 평택 동부고속화도로(2024년 완공 예정)도 계획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는 2018년 P2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P3공장 신축 공사도 2022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약 483만㎡에 기업, 연구, 의료, 주거 등의 시설이 들어서는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되고 있다. 평택칠괴일반산업단지, 평택종합물류단지, 안성원곡일반산업단지 등 산업단지들도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미분양이 넘쳤던 경기도 평택시가 반전을 맞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 늘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한편, 아파트 청약열기도 부쩍 뜨거워졌다. 1차부터 차례로 아파트가 공급되는 신도시급 브랜드 단지의 경우 이를 고스란히 실감할 수 있다. 김 씨가 전세로 살고 있는 '평택 지제역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도 이러한 경우다.
미분양·저가 전세 넘쳤던 평택…올들어 수억원씩 상승
평택시 신촌지구는 총 5개 블록에서 4567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공급하는 개발 사업이다. 2016년 첫 분양 당시에는 3개 블록에서, 2803가구가 공급됐다. '평택 지제역 동문 굿모닝힐 맘시티'로 중소형에 분양가가 3.3㎡당 900만원 미만으로 책정돼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당시 평택에서 분양이 워낙 쏟아졌던데다 단지 규모가 크다보니 미분양이 남았다. 2019년 8월 입주 시에도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2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5억6300만원에 매매됐다. 올해초 3억7000만~3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2억원가량이 오른 셈이다. 최근 나온 매물들의 호가는 6억원에 육박한다. 작년말 후분양으로 공급됐던 '평택지제역 동문굿모닝힐 맘시티 3단지'(1134가구)도 시세가 올랐다.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됐는데, 등기가 완료돼 거래가 가능한 분양권의 웃돈은 1억5000만원가량 붙었다.
현지에서는 작년말부터 지역 세입자와 외지 투자자 등이 섞여 수요자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한다. 전셋값이 상승하고 화성 동탄2신도시, 오산 등에서 집값이 상승하면서 평택도 상승대열에 합류했다는 설명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평택시의 누적 집값 상승률은 20.4%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기간 4.4%인 것과 비교하면 4배가 넘는 수준이다. 고덕동의 A공인중개사는 "작년초만 하더라도 고덕국제신도시나 지제역 주변, 동삭동 자이 아파트 정도만 주목을 받았었다"며 "올해들어 전방위로 찾는 수요가 늘면서 집값도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지역의 중대형 아파트는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넘었고, 전용 84㎡의 경우 9억원을 웃돌고 있다. 고덕면 '평택고덕 파라곤'은 전용 110㎡가 지난달 11억원에 거래됐고, 84㎡는 이달들어 9억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고덕국제신도시 제일풍경채 또한 전용 99㎡가 지난 4일 11억2500만원에 매매됐고, 84㎡는 9억1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최근들어 상승세를 더하고 있다. 최근 한두달새 용이동과 동삭동, 세교동 일대에서도 6억~7억원대에 신고가가 단지마다 골고루 나오고 있다.
중형 실거래가 11억 돌파…전용 84㎡도 9억 웃돌아
평택은 신도시와 택지개발이 넘치면서 공급과잉 시그널이 계속됐던 곳이다. 전국구 청약지역이 가능한데다 거주지 제한 없이 자격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1순위 청약이 가능했다. 전국구로 분양권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던 곳이기도 했다. 2019년 입주아파트가 1만5000여 가구로 공급은 절정에 달했고, 분양권 전매제한 기한이 6개월~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분양권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실수요자만 청약에 참여하면서 대거 미달사태가 났고, 이는 미분양으로 이어졌다. 2019년 8월 미분양 아파트는 2663가구에 달했다. 이러한 여파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 6월 기준으로 평택의 미분양 아파트는 131가구에 불과할만큼 상황은 반전됐다.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에서는 집값이 상승하면서 매물이 들어가고 있지만, 평택은 그렇지 않다. 아파트가 워낙 많다보니 거래가 활발하다. 실제 평택시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부쩍 늘었다.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9월 현재까지 평택시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198건으로 지난해 전체 거래량(1만111건)을 넘었다. 매달 1000건 이상의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 현재까지 누적 거래량이 1만건을 넘는 지역은 수원시와 평택시가 유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청약에는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1순위에서 568가구를 모집한 ‘평택지제역자이’에는 1만7323명이 접수했다. 평균경쟁률 30.5대 1를 나타냈다. 대표적 평형인 전용 84㎡A의 분양가는 4억8000만원대였다. 2개월 만에 나오는 신규 분양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동문건설이 공급하는 '평택 지제역 동문 디 이스트'(741가구)로 내달 6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선정은 분양 물량 중 75%는 가점, 25%는 추첨으로 뽑는다.
아파트값 상승에 오피스텔, 임대주택까지 인기
아파트 뿐만 아니다. 주거용 오피스텔에 민간임대주택까지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 7월 반도건설이 고덕국제신도시에 공급한 ‘유보라 더 크레스트’의 경우 9-1-1블록이 560실 모집에 2만36건이 접수됐고, 9-2-1블록에는 556실 모집에 1만8711건이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만 모두 30대 1을 넘어서면서 조기 계약이 완료됐다.통복동 고평지구에서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가 임차인을 모집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인 '평택역 SK뷰'에도 지원자들이 몰렸다. 1235가구에 대한 임차인을 모집하는데 4740명이 지원해 평균 3.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평택 시장에 긍정적 평가만 있는 건 아니다. 이번 상승장도 외지인 수요 때문에 발생하는 거품이 아니겠느냐라는 분석이 있다. 평택 내에 여전히 주택을 공급할 부지가 많이 남아 있다는 점도 거품론에 힘을 싣고 있다. 한편 평택은 교통망과 함께 개발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지제역은 지하철 1호선과 SRT를 이용할 수 있다. 강남 수서까지 20분대면 이동 가능하다. 경부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 1번국도, 45번국도 등 광역 도로망은 이미 갖춰져 있다. 국철 1호선 서정리역에서 평택 지제역까지 총 연장 9.4km를 잇는 수원발 KTX 직결사업과 평택 동부고속화도로(2024년 완공 예정)도 계획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는 2018년 P2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P3공장 신축 공사도 2022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약 483만㎡에 기업, 연구, 의료, 주거 등의 시설이 들어서는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되고 있다. 평택칠괴일반산업단지, 평택종합물류단지, 안성원곡일반산업단지 등 산업단지들도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