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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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장품주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화장품 시장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중국 시장의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화장품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중립은 추가 매수를 권유하지 않는 의견이어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매도'로 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 대비 5000원 하락한 18만4500원애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 대비 주가는 18.9%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이 10조7919억원으로 시총이 11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 또한 이달 초 146만2000원에서 133만9000원으로 8.4% 내렸다. 현재 LG생활건강의 시총은 20조9128억원이다.

이같은 주가 부진은 중국 화장품 시장이 위축되면서다.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률은 7월에 3%에 그쳤고 8월은 0%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 8월 홍수 영향 등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정부가 소비 부양을 위한 정책들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커진 상황이다. 올해 3분기 시장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한데다 4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중국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경쟁이 여전히 치열한 점도 주가를 흔드는 요인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에 진출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매출 및 손익에 대한 기대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고, 실적 모멘텀 및 투자심리 약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향후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고 일상 생활이 정상화되면서 내년 화장품 시장은 올해 대비 개선될 확률이 높지만 이러한 기대는 이미 실적 추정치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유례없는 불황을 맞았다. 올해 들어서도 회복세가 무척 더딘 상황이다. 마스크 착용이 2년째 지속되고 있어 화장품 사용량이 감소하고 중저가 제품 선호 현상 및 할인 경쟁으로 인해 평균판매가격(ASP)도 하락하고 있는 영향이다.

중국 화장품 시장의 경우 최근 발표된 7~8월 화장품 소매판매까지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다가오는 11월 쇼핑 대목 시즌에 중국 화장품 시장이 전년대비 성장하는 모습을 나타낼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온라인 소매판매 시장은 6월과 11월에 매출이 집중되는 양상이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온라인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 채널 기여도가 상승할수록 중국 화장품 시장도 2분기(618절)와 4분기(광군제)의 성수기 효과가 더욱 극대화되면서 비수기(1분기 및 3분기)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는 이미 주가가 급락했으나 의미 있는 반등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2분기 중국 매출액은 6% 성장하는데 그치면서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을 밑돌았다.

주된 배경은 중국 이니스프리의 매출 급락이다.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구조조정과 동시에 매출이 이커머스 채널로 이동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당초의 예상을 벗어나 온라인 매출까지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화장품 업종 최선호주로는 코스맥스를 추천했다. 코스맥스는 연이은 실적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 악화로 인해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 색조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코스맥스가 이미 확보한 로컬 인기 브랜드들이 계속해 성장을 견인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또한 수익성 중심의 경영 노력이 비로소 효과를 나타내면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코스맥스의 주가 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시장 성장성 둔화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코스맥스가 최근 중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로컬 업체들을 상위 고객사로 확보한 점을 감안할 때 전방시장 성장률 대비 높은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