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친일 작가 제작 전봉준 장군 동상 철거…'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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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후 정읍시립박물관에 보관…그 자리에 '불멸, 바람길' 건립
19세기 외세와 탐관오리가 판을 치는 혼돈의 시기에 보국안민(輔國安民)·제폭구민(除暴救民)을 기치로 분연히 일어선 이가 있으니 바로 '녹두장군' 전봉준(1855∼1895)입니다.
전봉준을 필두로 한 동학 농민군과 관군이 접전한 최초의 싸움이었던 '황토현 전투'는 한국 농민혁명사에서 피의 역사로 기록됐습니다.
오늘날 황토현 전투는 혈전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죠.
전봉준이 이끄는 농민군은 1894년 4월 황토현(정읍시 덕천면)에서 전라감영군과 보부상으로 이루어진 연합군을 황토현으로 유인해 치열한 전투 끝에 대승을 거뒀습니다.
관군은 황토현 전투에서 많은 사상자를 냈습니다.
이를 기억하고자 1987년 10월 정읍시 덕천면 황토현전적지에 건립된 전봉준 장군 동상은 친일 조각가 김경승(1915∼1992)이 제작했습니다.
동상과 배경 부조 시설물은 화강암 받침대 위에 높이 6.4m, 좌대 3.7m, 형상 3.7m 규모로 건립됐습니다.
김경승이 친일 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인 까닭에 동학 단체와 민족문제연구소는 철거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습니다.
특히 몸체는 격문을 든 농민군 지도자의 모습이지만 머리는 죄수처럼 맨상투로 돼 있어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습니다.
시민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한 정읍시는 동상 철거를 결정했고 철거된 동상은 정읍시립박물관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자리에는 동학농민군 행렬을 형상화한 가천대학교 임영선 교수의 작품 '불멸, 바람길'이 설치됩니다.
제막 시기는 내년으로 예정됐습니다.
'불멸, 바람길'은 고부에서 봉기를 시작한 동학농민혁명군의 행렬 이미지를 부조, 투조, 환조의 기법으로 제작한 군상 조각입니다.
동학의 인본주의 사상이 작품의 근간을 이루도록 인물 배치를 사람인(人) 형상으로 한 게 특징이죠.
작품은 특정 인물이 강조돼 높은 좌대 위에 설치되는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형식을 지양했습니다.
또 행렬의 선두에 선 전봉준의 크기와 위치를 민초들과 수평 배치했습니다.
벗은 갓을 들고 가는 전봉준의 모습은 신분제 차별을 없애고 불합리한 모순을 개혁하려는 혁명가의 의지가 돋보입니다.
'때를 만나서는 하늘과 땅도 힘을 합하더니 / 운이 다하니 영웅도 어쩔 수가 없구나 / 백성을 사랑하고 정의를 위한 길이 무슨 허물이랴 / 나라 위한 일편단심 그 누가 알리'
전봉준의 절명시라고 합니다.
비록 처절한 패배로 막을 내렸지만, 전봉준의 민중 사상은 의병 전쟁과 3·1 운동, 4·19 혁명, 6월 항쟁 등 도도한 역사의 흐름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30여 년 만에 친일 잔재를 청산한 정읍시에 박수를 보내고 올바른 역사의식이 뿌리내리길 기대해 봅니다.
/연합뉴스
전봉준을 필두로 한 동학 농민군과 관군이 접전한 최초의 싸움이었던 '황토현 전투'는 한국 농민혁명사에서 피의 역사로 기록됐습니다.
오늘날 황토현 전투는 혈전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죠.
전봉준이 이끄는 농민군은 1894년 4월 황토현(정읍시 덕천면)에서 전라감영군과 보부상으로 이루어진 연합군을 황토현으로 유인해 치열한 전투 끝에 대승을 거뒀습니다.
관군은 황토현 전투에서 많은 사상자를 냈습니다.
이를 기억하고자 1987년 10월 정읍시 덕천면 황토현전적지에 건립된 전봉준 장군 동상은 친일 조각가 김경승(1915∼1992)이 제작했습니다.
동상과 배경 부조 시설물은 화강암 받침대 위에 높이 6.4m, 좌대 3.7m, 형상 3.7m 규모로 건립됐습니다.
김경승이 친일 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인 까닭에 동학 단체와 민족문제연구소는 철거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습니다.
특히 몸체는 격문을 든 농민군 지도자의 모습이지만 머리는 죄수처럼 맨상투로 돼 있어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습니다.
시민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한 정읍시는 동상 철거를 결정했고 철거된 동상은 정읍시립박물관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자리에는 동학농민군 행렬을 형상화한 가천대학교 임영선 교수의 작품 '불멸, 바람길'이 설치됩니다.
제막 시기는 내년으로 예정됐습니다.
'불멸, 바람길'은 고부에서 봉기를 시작한 동학농민혁명군의 행렬 이미지를 부조, 투조, 환조의 기법으로 제작한 군상 조각입니다.
동학의 인본주의 사상이 작품의 근간을 이루도록 인물 배치를 사람인(人) 형상으로 한 게 특징이죠.
작품은 특정 인물이 강조돼 높은 좌대 위에 설치되는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형식을 지양했습니다.
또 행렬의 선두에 선 전봉준의 크기와 위치를 민초들과 수평 배치했습니다.
벗은 갓을 들고 가는 전봉준의 모습은 신분제 차별을 없애고 불합리한 모순을 개혁하려는 혁명가의 의지가 돋보입니다.
'때를 만나서는 하늘과 땅도 힘을 합하더니 / 운이 다하니 영웅도 어쩔 수가 없구나 / 백성을 사랑하고 정의를 위한 길이 무슨 허물이랴 / 나라 위한 일편단심 그 누가 알리'
전봉준의 절명시라고 합니다.
비록 처절한 패배로 막을 내렸지만, 전봉준의 민중 사상은 의병 전쟁과 3·1 운동, 4·19 혁명, 6월 항쟁 등 도도한 역사의 흐름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30여 년 만에 친일 잔재를 청산한 정읍시에 박수를 보내고 올바른 역사의식이 뿌리내리길 기대해 봅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