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국가역량이 승리 이끌어"…미국발 '역풍' 경계 목소리도
멍완저우 석방후 중국서 '승리주의' 부상…"더 강해져야"
중국 거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미국·중국·캐나다 간의 기싸움 끝에 자유의 몸이 된 이후 중국에서 '승리주의'가 부상하고 있다.

관영매체를 중심으로 멍완저우 석방을 '대미외교에서 강경한 원칙을 내세워서 거둔 승리'로 평가하며 '더욱 강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의 대외 강경 목소리를 대변해온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7일자 사설에서 "멍완저우 사건에서 중국은 시종 정의의 쪽에 섰다"며 "정의가 승리를 거뒀다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고, 중국의 국가 역량이 이 승리를 추동했다는 것 또한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썼다.

이어 기후변화와 군축, 통화 팽창 억제 등에서 중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중국을 향한 미국의 강경 정책은 지속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바이든 정부가 멍완저우 석방을 결정한 것은 단지 조정을 위한 작은 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중국이 더욱 강대해지고 더욱 힘을 가져야 한다"며 "이는 중국과 충돌할 때 미국으로 하여금 이치를 따지게 할 수 있는 진정한 지렛대와 구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평론가 천징(陳經)은 27일 중국 매체 '관찰자망'에 쓴 글에서 외교 분야의 소통 경험이 많아 매사에 체면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로 비춰볼 때 급작스럽게 멍완저우 사안을 마무리한 것은 "의심할 바 없는 중국의 중대 승리"라고 썼다.

앞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6일 논평에서 멍완저우 석방은 "중국 인민의 중대 승리"라며 "중국 인민은 외부 세력이 우리를 괴롭히거나 억압하거나 예속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환구시보 사설은 멍완저우 석방 이후 미국의 과격한 대 중국 여론이 바이든 행정부를 속박하게 될 수 있다며 '대미 승리'의 '역풍'을 경계하기도 했다.

이란제재법 위반 등 혐의로 미국 검찰의 수사대상이 된 멍 부회장은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있다가 지난 24일(캐나다 현지시간) 풀려나 약 3년만에 중국으로 돌아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