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경기 확장과 통화 긴축기로 접어들었다는 지표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에 맞춰 내년까지 “경기 모멘텀(기울기)에 순응하라”는 자산 전략이 나왔다.

27일 KTB투자증권은 자산시장 전략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경제의 키워드를 ‘정상화와 차별화’로 제시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정상화 궤도에 들어서겠지만 국가와 산업, 기업별 차별화는 강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KTB는 앞으로 금융시장의 키워드로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을 제시했다. 경기가 양호한 가운데 ‘일시적이지 않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예상보다 빠른 긴축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이 같은 시장 여건에서 자산 전략은 경기 모멘텀에 순응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차별화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긴축으로 달러는 강세가 예상되고 신흥국 통화와 주가는 선진국 대비 약세가 예상된다”며 “금융 환경은 전반적으로 직전 경기 확장 중후반기인 2016~2019년 데자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확장 후반기인 2016년 이후엔 미국 등 선진국 주식 성과가 좋았다. 주가가 강세를 보인 부문은 주로 기술주, 금융주, 소비재였다. 반면 에너지, 소재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김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내년은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도달한 주식보다는 재생에너지, 데이터 및 물류센터, 통신망 등 대체투자 비중을 늘릴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충격 특성상 앞으로 회복이 빠를 부문은 경기 침체 폭이 컸던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KTB투자증권은 작년 4월 이후 가장 충격을 크게 받은 산업으로 선진국 자동차와 자본재 및 소비재, 신흥국 산업재를 지목했다. 특히 자동차는 선진국의 대표 내구소비재에 해당해 내년 유망할 업종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선진국 주도의 글로벌 경기 회복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는 정보기술(IT)과 내구소비재 중심으로 경기 확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