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서민 때렸다…개인파산 5년來 최대
한 유통업체에서 판매사원으로 일하던 A씨(43)는 코로나19 사태로 회사 매출이 급감하자 올해 직장을 잃었다. 생활비 부족으로 쌓여온 신용카드 채무는 점점 늘어나 3000만원에 이르게 됐다. 실직으로 빚을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처지가 된 그는 올 3월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다.

A씨처럼 코로나19 사태로 벼랑 끝에 내몰려 개인 파산을 신청하는 사람이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27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21 사법연감’에도 반영됐다.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개인 파산 신청은 5만379건으로 전년(4만5642건) 대비 10.4% 늘었다. 2015년 이후 5년 만의 최대치다.

지난해에는 법인 파산 신청도 1069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0년가량 감소세를 지속해온 개인 파산 신청 건수는 2019년 증가세로 돌아선 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충격이 개인 파산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개인 파산을 신청한 사람 중 ‘실직 또는 근로소득 감소’를 이유로 든 이들의 비중은 2018년 35.28%에서 지난해 48.88%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법인 파산 신청도 1069건으로 전년(931건)보다 14.8% 늘어났다. 법인 파산 신청이 1000건을 넘은 것은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재정 파탄을 겪은 여행업체, 외식업체 등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