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사회 의장국으로 선출됐다. 1957년 IAEA의 창설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래 처음이다. 향후 북핵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와의 공조가 더욱 용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IAEA는 27일 오스트리아 빈 본부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한국을 차기 이사회 의장국으로 선출했다. 의장국 임기는 내년 9월까지로 1년이다. 신재현 주오스트리아 겸 주빈국제기구대표부 한국대사가 IAEA 의사회 의장을 겸임하게 된다. 앞으로 신 대사는 오는 11월과 내년 3, 6, 9월(두 차례) 등 연간 5회 열리는 이사회와 연간 2회 개최되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한국이 IAEA 이사회 의장국으로 선출된 것은 가입 64년 만에 처음이다. 매년 순번에 따라 8개의 지역별 그룹들이 해당 연도에 자신의 그룹에서 한 국가를 추천하면 IAEA 이사회가 선출하는 방식이다. 173개의 각 회원국에 8년에 한 번씩 기회가 돌아오는 셈이다. 한국이 속한 ‘극동그룹’에서는 지난 일곱 번 중 여섯 번의 기회를 일본이 독점해왔다.

이번 의장국 수임에는 한국이 지금까지 핵 비확산 모범국으로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IAEA 활동에 적극 기여해온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의 IAEA 분담금은 세계 11위 수준으로 매년 기술협력기금에 200만달러(약 23억5000만원), 핵·방사성 테러 방지에 1000만달러(약 117억6000만원) 이상을 기여하고 있다.

향후 북핵 문제에서 국제사회와의 협력도 용이해질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IAEA 이사회 의장은 모든 의제에 대해 사무국으로부터 브리핑을 받기 때문에 더욱 협의가 긴밀해질 수 있다”며 “이사회 때 미·중·러·유럽연합(EU) 등 각 주요국이 북핵 문제에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