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이 3년 후 1만대의 무인배송트럭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공동부유'의 일환으로 택배·음식배달 기사 처우 개선 정책을 내놓으면서 인건비 상승이 예상되자 중국 물류업체들은 앞다퉈 무인배송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 연구개발(R&D)센터인 다모위안(達摩院·달마원) 책임자인 왕강 부회장은 27일 "4단계 자율주행트럭 '따만뤼(큰 당다귀)'의 일반도로 주행 시험을 최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알리바바는 2020년 9월부터 무인배송 미니트럭인 샤오만뤼(작은 당나귀)를 상용화했다.

현재 200여대의 샤오만뤼가 전국 22개 성의 100여개 대학 캠퍼스에서 택배·음식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누적 20만여명이 100만회 이상 이용하는 실적을 쌓은 상태다.

샤오만뤼의 배송 거리가 3㎞ 이내이고, 주로 대학 내 도로에서 저속 운행을 하는 반면 따만뤼는 배송거리가 10㎞로 길고, 최고 80㎞/h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알리바바 측은 설명했다. 알리바바그룹은 앞으로 따만뤼를 지역 물류센터에서 집 앞까지 보내는 물류 최종단계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왕 부회장이 제시한 4단계 자율주행은 국제자동차공학회가 제시한 6단계(0~5단계) 자율주행에서 완전 무인차인 5단계의 바로 앞 수준이다. 운행 주도권과 책임을 자동차(제조사 또는 운영사)가 지며, 돌발 상황에서도 사람이 아닌 자동차 시스템이 대응한다.

R&D센터인 다모위안에선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플랫폼 '오토드라이브', 클라우드 기반 주행 시뮬레이션, 각종 센서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다모위안은 알리바바가 2017년 150억달러(약 18조원)를 들여 설립한 미래기술 R&D센터다. 소림사의 내공 훈련소인 달마원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왕 부회장은 "현재 샤오만뤼의 배송비는 2~3위안으로 1.5위안 수준인 일반 택배비보다 비싸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정확한 시간에 배달해 준다는 점에서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오만뤼가 상용화되면 물류비는 내려가고 소비자 편의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리바바그룹은 무인배송트럭을 양산하는 시점에서 기존 완성차업체와 협업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