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 자리서 뛰는 마이너스통장 금리…어느새 '연 4%대'
대출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직장인의 '믿을 구석'으로 꼽히는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연 4%대에 진입했다. 고신용자 대출 줄이기에 나선 카카오뱅크·케이뱅크는 물론,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대출 문을 전방위로 좁히고 있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불과 3주 만에 최대 1%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사이에선 한도 축소와 이자 부담 증가 '이중고'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이날 기준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연 3.74~5.42%였다. 지난 7일에는 이들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연 3.49~4.55%였다. 불과 3주 새 많게는 0.87%포인트가 오른 셈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연 4.42%(최저금리 기준)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도 최저금리가 연 3.905%로 4%에 육박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취급한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가 연 4.29%에 달해 이미 4% 선을 넘어섰고, 케이뱅크도 연 3.91%였다.

마이너스통장 금리 상승폭은 최근의 대출금리 오름세를 고려해도 큰 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은 돈을 꺼내 쓰지 않으면 당장 이자가 나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가수요'의 성격이 가장 짙다"며 "대출 총량 규제에 맞춰야 하는 은행 입장에선 마이너스통장 관리를 가장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최근의 한도 축소까지 겹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마이너스통장을 쓰지 않으면 한도가 줄고, 한도 유지를 위해 돈을 꺼내 쓰자니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맞춰 이달 초부터 잇따라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줄였다. 또 고액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을 뚫어 놓고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만기 연장 시점에 적게는 10%, 많게는 100% 한도를 자동 감액하고 있다.

한 30대 직장인은 "대출 규제가 갈수록 예측 불가능하게 강해지다 보니 당장 자금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마이너스통장을 없앴다가 나중에 아예 대출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서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한다"며 "앉은 자리에서 이자가 뛰는 걸 보니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