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최다 총상금 15억원…대상포인트 1위 자존심 걸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자존심 박민지(23)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교포 이민지(25·호주), 리디아 고(24·뉴질랜드)와 정면 대결한다.

오는 30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파71·6천496야드)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다.

국내 최다 상금이 걸린 이 대회는 지난 6월 DB그룹 한국여자오픈을 이은 레이디스 아시안투어(LAT) 시리즈로 열리는 국제대회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해외 국적 선수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올해 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민지,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리디아 고, LPGA 투어의 떠오르는 신예 노예림(20)이 세계랭킹 50위 내 선수 자격으로 이 대회에 출전한다.
이들에게 맞설 KLPGA 투어 대표 선수로는 박민지가 꼽힌다.

박민지는 올 시즌 KLPGA 투어 6승을 거두며 대상 포인트와 상금 랭킹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세'다.

KLPGA 투어 최강자로 우뚝 선 박민지는 KB금융그룹 스타챔피언십(4위) 이후 허리 통증을 이유로 2주간 쉬었다가 이 대회로 컴백한다.

지난 7월 대보 하우스디 오픈을 끝으로 후반기 우승이 없는 박민지가 재충전하고 돌아와 시즌 7번째 승리를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박민지는 "허리는 그동안의 피로가 쌓여 과부하가 왔던 것 같은데, 지난 2주 동안 휴식과 치료, 운동을 병행하면서 많이 괜찮아졌다"며 "하반기 잘하고 있지만 2%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부족한 느낌을 메우고 싶다"고 말했다.
해외파 선수들과 경쟁에 대해서는 "세계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배울 점도 많을 것이고,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현재 13억3천330만원으로 2016년 박성현(28·13억3천309만원)을 넘어 역대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을 세운 박민지는 이 대회에서 우승 상금 2억7천만원을 더하면 '15억원 돌파'라는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

그러나 대상 포인트 1위 자리는 조금 불안하다.

KB금융그룹 스타챔피언십에서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하는 등 시즌 2승을 기록 중인 장하나(29)의 맹추격 때문이다.

장하나는 대상 포인트 542점으로, 556점인 박민지를 바짝 뒤쫓으며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LPGA 투어에서도 통산 5승 기록이 있는 장하나는 이 대회에서 시즌 3승에 도전한다.

2019년 이 대회 우승 경력도 있는 장하나는 "골프장이 달라 2019년 우승 때와는 새로운 마음"이라며 "새로운 골프장에서 어떤 스코어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하고 설렌다.

우승을 목표로 하면 부담될 수 있기 때문에 톱5를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안나린(25), 지난주 엘크루-TV조선 프로 셀러브리티에서 우승한 유해란(20)도 출전해 기세 몰이에 나선다.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안나린은 "감회가 새롭다"며 "목표는 항상 우승이다.

하지만 다른 대회와 동일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그리고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현경(21), 최혜진(22), 오지현(25) 등 KLPGA 투어 간판선수들도 우승에 도전한다.

이 대회는 아시아 유망주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필리핀의 프린세스 메리 슈페랄(23), 태국 여자프로골프 상금 2위에 올라 있는 쉬란 산티위왓타나퐁(25), 아마추어 세계랭킹 14위 자라비 분찬트(22)가 출전을 확정했다.

말레이시아의 노에즈리나 엘리사(19), 싱가포르의 새넌 탄(17) 등 10대 선수들도 참가한다.

이 대회는 무관중으로 열리지만, 아시아 태평양 연안 국가 20여개국에 생중계된다.

주최사인 하나금융그룹은 자체 개발한 '하나 토탈 매니지먼트 플랫폼'으로 철저한 방역 체계를 구축하고, 마스크를 재활용한 친환경 용품 활용, 참가 선수들과 함께 하는 기부 활동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전 실천 활동을 벌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