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8일 7원60전 오르며 1184원40전에 마감했다. 지난해 9월 11일 이후 1년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사진은 하나은행 서울 을지로 본점의 딜링룸 모습. /김병언 기자
원·달러 환율이 28일 7원60전 오르며 1184원40전에 마감했다. 지난해 9월 11일 이후 1년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사진은 하나은행 서울 을지로 본점의 딜링룸 모습. /김병언 기자
원·달러 환율이 28일 1180원을 넘어섰다. 국고채(국채) 금리도 급등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공식화한 데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우려, 중국 헝다의 유동성 위기 등이 겹친 탓으로 분석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원60전 오른 달러당 1184원40전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9월 11일(1186원90전) 후 가장 높았다. 1180원 선을 넘어선 것도 작년 9월 14일 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2원50전 오른 1179원30전에 거래를 시작한 뒤 갈수록 상승폭을 키웠다. 환율은 이달 초 1150원 선을 맴돌았지만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채 금리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43%포인트 오른 연 1.609%에 마감했다. 2019년 5월 30일(연 1.626%) 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88%포인트 상승한 연 2.257%에 장을 마쳤다. 2018년 11월 8일(연 2.257%) 후 최고치다.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인 것은 미국 통화정책 변화 때문으로 풀이됐다. Fed가 11월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연 1.516%까지 뛴 영향을 받았다. Fed가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에 나서면 시중에 쏟아내는 유동성도 줄어든다. 달러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국채를 비롯한 미국의 시장금리는 오름세로 전환한다. 미 시장금리가 뜀박질하면 달러가치도 상승한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셧다운 우려가 커진 것 역시 달러를 비롯한 안전자산 가치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미국 채권 금리와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시장금리와 환율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달러 매수 심리가 확산된 게 환율을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 유가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것 또한 국내 금융시장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퍼지면 시장금리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