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분의 1이 반려동물 키운다더니…통계청이 조사하니 '반토막'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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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반려동물 양육가구다. 풍산개 마루와 곰이, 입양한 유기견 토리 등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지난 1일에는 SNS를 통해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7마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곰이는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한 쌍 중 암컷이고, 마루는 경남 양산 사저에서 길러온 반려견이다.
문 대통령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관련 산업도 확대 중이다. 하지만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기관별 조사 결과가 너무나도 큰 차이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동물보호국민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600만 가구를 넘었다고 밝혔다. 국내 가구의 4분의 1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약 300만 가구에 불과했다. 기존 발표에 비해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반토막' 난 셈이다. 이유가 뭘까?
남성보다는 여성 가구주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비중이 높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남성 가구주는 204만8000가구로 전체 남성 가구주 중 14.5%에 해당했다. 여성 가구주 가구는 108만1000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웠다. 비중은 15.8%로 남성 가구주 가구보다 높았다.
반려동물 양육가구 대다수는 개와 고양이를 키웠다. 242만3000가구는 개를 키운다고 응답했으며, 71만7000가구가 고양이를 키웠다.
가구주 연령별로 보면 50대 가구주 중 18.9%가 반려동물을 양육한다고 응답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40대 16.5%, 60대 14.4%, 30대 14.0%, 29세 이하 12.4%, 70세 이상 9.8% 순이었다. 1인 가구는 9.8%인 65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었다.
도시보다는 농어촌(읍면부)에서 반려동물을 많이 키웠다. 농어촌은 다섯 가구 중 한 가구꼴인 19.8%가 키우고 있었고, 도시는 그보다 낮은 13.8%였다. 시도별로는 전남(18.0%), 충남(17.6%), 강원(17.2%)이 높았고, 서울(12.5%), 광주(12.4%), 대구(12.2%)가 낮았다.
하지만 이같은 반려동물 가구 조사는 농식품부가 조사한 것과 큰 차이가 나는 결과다. 농식품부는 지난 4월 발표한 ‘2020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서 반려동물 양육가구를 638만 가구로 제시했다. 전체 가구의 27.7%가 반려동물 가구로 집계됐다.
이같은 차이가 발생한 것은 조사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응답 비율을 그대로 전체 가구로 환산해 전체 반려동물 양육가구 수로 제시했다. 반려동물이라는 주제를 정하고 그에 따른 설문조사를 진행해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의 응답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이를 무리하게 전체 가구로 환산하다보니 과도하게 추계를 하게 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펫산업소매협회는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이 27%에 이르고 반려인이 1500만이 된다는 조사는 상당히 과대평가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는 표본을 먼저 구성한다. 반려동물이라는 주제를 정하지 않고 인구, 가구, 주택과 관련된 모든 항목을 조사한다. 표본 크기는 전국 가구의 20%에 달하며 2만7000명의 현장 조사요원이 자세하게 질문한다. 결과의 신뢰성과 정확성은 통계청의 조사가 압도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단,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증가하고 관련 산업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반려동물 수입도 늘었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항공기를 통해 수입된 개와 고양이는 1만241마리로 작년 1~8월(9270마리)에 비해 10.5% 늘어났다. 농식품부는 오는 30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유기 반려동물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등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한 각종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개 식용을 금지할 것을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와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문 대통령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관련 산업도 확대 중이다. 하지만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기관별 조사 결과가 너무나도 큰 차이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동물보호국민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600만 가구를 넘었다고 밝혔다. 국내 가구의 4분의 1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약 300만 가구에 불과했다. 기존 발표에 비해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반토막' 난 셈이다. 이유가 뭘까?
반려동물 양육가구 638만→312만, 다섯달 만에 '반토막'
통계청이 지난 27일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인구·가구 부문 표본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312만9000 가구였다.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반려동물 양육 여부를 물어본 결과다. 전체 가구 수가 2092만7000가구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의 15.0%가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구였다. 7가구 중 1가구 꼴로 반려동물 양육 가구였던 셈이다.남성보다는 여성 가구주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비중이 높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남성 가구주는 204만8000가구로 전체 남성 가구주 중 14.5%에 해당했다. 여성 가구주 가구는 108만1000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웠다. 비중은 15.8%로 남성 가구주 가구보다 높았다.
반려동물 양육가구 대다수는 개와 고양이를 키웠다. 242만3000가구는 개를 키운다고 응답했으며, 71만7000가구가 고양이를 키웠다.
가구주 연령별로 보면 50대 가구주 중 18.9%가 반려동물을 양육한다고 응답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40대 16.5%, 60대 14.4%, 30대 14.0%, 29세 이하 12.4%, 70세 이상 9.8% 순이었다. 1인 가구는 9.8%인 65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었다.
도시보다는 농어촌(읍면부)에서 반려동물을 많이 키웠다. 농어촌은 다섯 가구 중 한 가구꼴인 19.8%가 키우고 있었고, 도시는 그보다 낮은 13.8%였다. 시도별로는 전남(18.0%), 충남(17.6%), 강원(17.2%)이 높았고, 서울(12.5%), 광주(12.4%), 대구(12.2%)가 낮았다.
"농식품부 조사가 과도하게 추산"
이번 반려동물 양육가구 조사는 통계청이 지난해 야심차게 기획한 조사항목이다. 통계청은 인구주택총조사를 5년마다 진행하면서 사회상을 반영해 조사항목을 추가한다. 이번에는 반려동물 양육과 생수 음용 여부 등을 물었다.하지만 이같은 반려동물 가구 조사는 농식품부가 조사한 것과 큰 차이가 나는 결과다. 농식품부는 지난 4월 발표한 ‘2020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서 반려동물 양육가구를 638만 가구로 제시했다. 전체 가구의 27.7%가 반려동물 가구로 집계됐다.
이같은 차이가 발생한 것은 조사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응답 비율을 그대로 전체 가구로 환산해 전체 반려동물 양육가구 수로 제시했다. 반려동물이라는 주제를 정하고 그에 따른 설문조사를 진행해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의 응답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이를 무리하게 전체 가구로 환산하다보니 과도하게 추계를 하게 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펫산업소매협회는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이 27%에 이르고 반려인이 1500만이 된다는 조사는 상당히 과대평가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는 표본을 먼저 구성한다. 반려동물이라는 주제를 정하지 않고 인구, 가구, 주택과 관련된 모든 항목을 조사한다. 표본 크기는 전국 가구의 20%에 달하며 2만7000명의 현장 조사요원이 자세하게 질문한다. 결과의 신뢰성과 정확성은 통계청의 조사가 압도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단,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증가하고 관련 산업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반려동물 수입도 늘었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항공기를 통해 수입된 개와 고양이는 1만241마리로 작년 1~8월(9270마리)에 비해 10.5% 늘어났다. 농식품부는 오는 30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유기 반려동물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등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한 각종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개 식용을 금지할 것을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와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