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 우려가 불거지면서 국제 유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은 북해에 위치한 영국의 원유 생산기지. EPA연합뉴스
공급 부족 우려가 불거지면서 국제 유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진은 북해에 위치한 영국의 원유 생산기지. EPA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올해 말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27일(현지시간) 전망했다. 풍속 기준 4등급이었던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남동부 지역을 강타한 데 따른 여파를 당초 예상보다 크게 산정한 결과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의 연말 가격 전망치를 종전 배럴당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 전망치는 종전의 77달러에서 87달러로 역시 10달러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아이다가 미국의 원유 공급에 타격을 줬는데 이는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기타 주요 산유국 모임)의 증산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는 27일(현지시간) 장중 2% 가까이 치솟으며 약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야후파이낸스 제공
국제 유가는 27일(현지시간) 장중 2% 가까이 치솟으며 약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야후파이낸스 제공
이 투자은행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원유 수요가 살아나면서 팬데믹(대유행)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고 있다”며 “산유국들이 다음주에 생산량 협의에 나설 예정이지만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우리 예측을 또 다시 바꿀 정도는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유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가격도 치솟고 있다. 겨울철 한파가 닥치면 특히 유럽에서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러시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탓이다. 유럽은 전체 천연가스 소비량의 절반 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최근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브렌트유와 WTI 등 국제 유가는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전날 대비 1.2% 오른 78.14달러, WTI 가격은 1.1% 상승한 74.81달러를 기록했다고 투자 매체 배런스가 전했다.
국제 유가가 빠르게 뛰자 원유 생산업체인 엑슨모빌 주가가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장중 3% 넘게 급등했다.
국제 유가가 빠르게 뛰자 원유 생산업체인 엑슨모빌 주가가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장중 3% 넘게 급등했다.
원유 생산업체들의 주가도 덩달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엑슨모빌 주가는 이날 오후 뉴욕증시에서 3.2%, 셰브런 주가는 2.3% 각각 상승하고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