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 스텔스' 은밀성 갖춰…2024년 해군에 인도 후 실전배치
3000t급 잠수함 3번함 '신채호함' 진수…전략표적 타격 SLBM 탑재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의 이름으로 함명이 정해진 해군의 3천t급 잠수함 3번함이 진수된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28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3천t급 잠수함인 '장보고-Ⅲ 배치(Batch)-I' 3번함 '신채호함' 진수식을 거행한다.

신채호함은 도산안창호함(1번함), 안무함(2번함)에 이어 세 번째로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건조한 3천t급 잠수함으로, 2016년 건조계약 체결 이후 2017년 착공식과 2019년 기공식을 거쳤다.

장보고-Ⅲ급인 신채호함은 장보고-Ⅱ급(1천800t급) 잠수함 대비 톤수가 2배 정도 커졌고, 공기불요추진체계(AIP)에 고성능 연료전지를 갖춰 수중 잠항 기간도 늘어났다.

특히 지난 15일 잠수함에서 발사돼 비행시험에 성공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한다.

당시 시험 성공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 SLBM 운용국이 됐다.

3천t급 잠수함에는 SLBM 수직발사관이 6개가 장착됐다.

SLBM 최소 6발을 탑재하고 운항해 유사시 지상 핵심표적에 대한 전략적 타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기뢰, 어뢰 등도 탑재된다.

음향무반향코팅제, 탄성마운트 등 최신 소음저감 기술을 적용해 선체의 크기가 커졌음에도 기존 잠수함과 유사한 수준의 음향 스텔스 성능을 확보했다.

잠수함의 두뇌에 해당하는 전투체계와 감각기관에 해당하는 소나(음파탐지기) 체계는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했고, 잠수함의 기동성을 담당하는 추진체계에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추진전동기와 충전발전기 등이 적용됐다.

국산화 비율은 76%로 기존 장보고급 잠수함(33.7%)과 손원일급 잠수함(38.6%)보다 약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장비 국산화 비율이 향상되면 외국 방산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어 건조 비용이 대폭 절감된다.

국내 방산업체의 수출경쟁력 향상 및 일자리 창출 등 방위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채호함은 길이 83.5m, 폭 9.6m, 수중 최대속력은 20kts(37km/h), 탑승 인원은 50여 명이다.
3000t급 잠수함 3번함 '신채호함' 진수…전략표적 타격 SLBM 탑재
진수식 행사에는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을 주빈으로 전용규(해군 준장) 방위사업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등 주요 내빈과 해군 주요 지휘관 등 필수 인원만 참석한다.

신채호 선생의 며느리인 이덕남(78) 여사와 증손자인 신정윤(20) 군도 참석한다.

이덕남 여사는 "독립운동가 집안의 사람으로서 힘들게 살아왔지만, 자긍심을 늘 가슴 깊이 품고 살아왔다"며 "독립을 위해 선열들이 기울여 온 모든 노력을 영원히 기억해야 더 나은 미래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부 총장은 축사에서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국가 비전에는 해상교통로의 중요성이 새겨져 있으며, 원활한 해양 활동 보장을 위한 해양력 구축은 국가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신채호함이 '필승해군·선진해군'의 주역이자 국가 해양력의 핵심으로 당당하게 그 역할을 다해주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해군은 3천t급 잠수함의 함명으로 독립운동에 공헌했거나 광복 후 국가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정하고 있으며, 이번에 함명 제정위원회를 거쳐 3번함을 신채호함으로 명명했다.

언론인이자 민족주의 역사학자인 신채호 선생은 황성신문, 대한매일신보, 권업신문 등의 주필로 활동하며 일제 침략의 불법성과 친일파의 매국 행위를 강하게 규탄하는 등 언론을 통한 민족자각운동을 전개했다.

정부는 이러한 공훈을 기려 1962년에 신채호 선생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전용규 방사청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은 "필봉을 휘두르며 독립운동을 펼쳤던 신채호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은 신채호함은 강력한 억제력을 갖춘 전략무기체계를 바탕으로 전방위적 안보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국가 안보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채호함은 앞으로 시운전평가 기간을 거쳐 2024년 해군에 인도되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거쳐 실전 배치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