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금리가 급등한 데 더해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높아지며 3대지수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569.38포인트(1.63%) 내린 34,299.99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0.48포인트(2.04%) 하락한 4,352.6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23.29포인트(2.83%) 떨어진 14,546.68에 각각 장을 마쳤다.

금리 상승이 증시를 짓눌렀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국채금리는 1.56%대까지, 30년물 금리는 2.10%대까지 각각 치솟았다. 특히 장기물의 지표 금리의 역할을 하는 10년물의 경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폭이 커지기에, 증시에는 부담이 된다.

이 같은 금리 상승은 채권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긴축을 예상해 채권을 팔고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에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와 비교해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는 93.807까지 올랐다.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미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증언에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려면 공급 차질이 완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전일 공개한 상원 증언 자료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기 전에 앞으로 몇 달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미국 행정부의 부채 한도 관련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옐런 장관은 이날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재무부는 현재 의회가 10월18일까지 부채한도를 상향하거나 유예하지 않으면 비상조치가 소진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상원에 출석해서도 부채한도가 상향되거나 유예되지 않으면 미국은 초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직면하고, 미국 경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전날 상원 공화당은 민주당이 주도한 임시예산안과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법안에 대한 절차적 표결을 부결시켰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했다”며 “일부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 조정 소식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AMAT, ASML은 (애널리스트들이) 반도체 장비 사업의 피크를 언급하며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자 각각 6.90%와 6.60% 급락했다”며 “마이크론도 반도체 업종 잔반의 하락 여파로 약세를 보였는데, 시간외로 견고한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영향으로 4%대의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라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50%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4.49포인트(23.93%) 오른 23.25를 기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